현대중공업, 내년 세계최초 레벨4 수준 자율운항 대양횡단
삼성중공업, 2025년 레벨3 자율운항 상용화
대우조선해양, 자체기술 스마트 함정·해양플랜트 개발
HMM, 스마트십 운용-육상 관제센터 구축

현대중공업그룹이 CES2022에 참가해 전시할 자율운항 선박 모형./사진=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그룹이 CES2022에 참가해 전시할 자율운항 선박 모형./사진=현대중공업그룹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조선·해운 업계가 스마트십(Smart Ship)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ICT(정보통신기술)를 기반으로 자율운항시스템, 선박자동식별장치 등을 갖춘 스마트십은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선에 이은 조선·해운 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완전무인 자율운항이 가능해지면 선박 사고를 감소시키는 것은 물론 선박유지비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스마트십 시장은 환경 규제 강화와 노후선박 교체 수요까지 겹치면서 올해 95조원 규모에서 2025년 18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해양수산부)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현대중공업그룹,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는 궁극적인 의미의 스마트십에 해당하는 '레벨4' 수준의 자율운항선박을 목표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자율운항선박 자율화 등급은 레벨 1, 2, 3, 4로 구분된다.

레벨1은 선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수준, 레벨2는 선원이 승선하되 원격제어가 가능한 수준, 레벨3는 최소 인원만 승선하고 원격제어·장애 예측 진단 등 기관이 자동화된 수준, 레벨4는 완전히 무인으로 자율운항이 가능한 수준으로 정의된다.

최종단계인 레벨4에 해당하는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십은 미리 설정한 항로를 스스로 운항하게 된다. 비상시 상황에도 육상의 제어센터에서 원격으로 문제를 진단해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이같은 모습은 조선·해운업계가 꿈꾸고 있는 궁극적인 스마트십의 모습이다.

조선·해운 업계가 완전무인 자율운항이 가능한 스마트십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유는 크게 ‘선박사고 감소’와 ‘선박유지비 절감’ 때문이다.

해양안전심판원에 따르면 전체 해양사고 원인 중 ‘선원의 운항과실’이 75.2%로 가장 높게 나왔다.  

스마트쉽의 상용화는 배를 운항하는데 꼭 필요한 고급 해기사(간부 선원) 인력 부족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이다. 

국제해운회의소(ICS)·발틱국제해운거래소(BIMCO)가 공동조사한 해운인력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해기사 인력부족률은 18.3%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10척 중 2척에는 항해에 필요한 해기사들이 승선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조선 3사 중 가장 빠르게 자율운항선박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곳은 현대중공업그룹이다.

현대중공업 그룹 자율운항시스템 개발자회사 아비커스가 6월 경북 포항운하 일원에서 ‘선박 자율운항 시연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 그룹 자율운항시스템 개발자회사 아비커스가 6월 경북 포항운하 일원에서 ‘선박 자율운항 시연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그룹이 보유한 자율운항선박 자율화 기술등급은 레벨4 수준으로 측정되고 있다. 

아비커스는 내년에 세계 최초로 대형 상선에 자율운항 기술을 적용해 대서양이나 태평양과 같은 대양을 횡단하는 시연을 할 계획이다. 

그동안 노르웨이, 일본 등 여러 조선·해운 기업들이 자율운항선박의 연안항해 등을 시험해 왔지만, 자율운항선박이 대양을 건너는 것은 세계 최초다.

현대중공업그룹 자회사 아비커스는 내년 1월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전자제품 전시회 CES2022에 참가해 자율운항 선박 모형을 전시한다. 관람객들은 6m크기의 완전자율운항 레저보트 모형 안에서 가상현실 기술이 적용된 운항시뮬레이션 게임을 체험할 수 있다.  

아비커스는 지난해 12월 설립한 현대중공업 그룹 사내벤처 1호 회사다. 현재는 자율운항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6월 12인승 크루즈선 등을 통해 레벨 3수준의 완전자율운항이 가능한 스마트십을 선보인바 있다.

현대중공업 그룹 관계자는 "대형상선 대양 횡단 실증과 관련해 선사 측과 협의중으로 내년중 진행을 추진중"이라며 "1달 간의 항해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6월 포항운하 시연 당시 기술적으로 IMO 기준 4단계 수준의 기술을 구현했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시연 선박에는 최소 인원이 탑승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의 원격 선박 고장 진단시스템 SVESSEL CBM시스템 화면./이미지=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의 원격 선박 고장 진단시스템 SVESSEL CBM시스템 화면./이미지=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은 레벨2 수준의 자율화 운항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중공업은 에스에이에스(SAS) 시스템을 발전시켜 2025년 까지 자율화 기술 레벨3 스마트십의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독자 개발한 자율항해 시스템인 SAS를 탑재한 300톤급 스마트십은 10월 전라남도 목포 연안에서 ▲선박간 충돌회피 ▲‘ㄹ’자 형태의 다중 경유점 경로제어 등의 실증에 성공했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영국선급인 로이드로부터 원격으로 배안의 고장을 진단할 수 있는 '에스베슬 씨비엠(SVESSEL CBM)' 시스템과 디지털 가상공간에서 최적의 액화천연가가스 공급효율을 찾아낼수 있는 '에스-휴가스(S-Fugas)'시스템에 대한 인증을 올해 10월 마쳤다.

삼성중공업은 SVESSEL CBM과 S-Fugas 등을 개발·발전시켜 상용화시킨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스마트십 플랫폼 DS4가 적용된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의 스마트십 플랫폼 DS4가 적용된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은 내년에 시흥R&D기술 연구센터에 자율운항기술을 테스트하기 위한 장비들을 설치해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할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자율화 기술은 선원의 판단을 지원할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레벨1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독자개발한 스마트십 플랫폼 ‘DS4'를 통해 스마트십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DS4는 ▲육상에서 운항 중인 선박을 원격으로 연결해 유지 보수하는 ‘스마트 유지보수’ ▲선박의 최적 운항 항로를 제안해 운항비용을 절감할수 있는 ‘스마트 네비게이션’ ▲ 선박 충돌사고 예방하기 위한 ‘세이프 네비게이션’ ▲육상에서 선박의 데이터를 모니터링할수 있는 ‘온 쇼어 모니터링’ 등의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DS4의 특징은 선사가 요구하는 기능과 정보를 맞춤으로 제작해 선박에 탑재할 수 있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또 선주들이 원하는 정보들을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스마트십 관제센터에서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해 제공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연료소모를 최소화 하는 경제운항솔루션과 선주의 운용 편의성 및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시 HMM 선박종합상황실에서 스마트 컨테이너 선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보고 있다./사진=HMM
부산시 HMM 선박종합상황실에서 스마트 컨테이너 선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보고 있다./사진=HMM

해운업계에서도 ICT(정보통신)기술이 결합된 스마트십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HMM 관계자는 "세계 해운시장의 트렌드가 선박의 속도경쟁, 대형화 경쟁을 넘어 선박의 스마트화 경쟁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스마트십과 스마트컨테이너 등 새로운 시스템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가 경쟁 우위를 점하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HMM은 현재 활용중인 스마트 컨테이너선에 탑재된 기술을 운항중인 모든 상선에 적용시킨다는 계획이다.

HMM이 인도받은 2만4000TEU(1TEU=20피트급컨테이너 한개) 컨테이너선 12척과 1만6000TEU 급 8척 등 총 20척의 초대형 컨테이너 선에는 상용화된 스마트기술이 녹아 있다.  

2만4000TEU급 스마트컨테이너에 설치된 7천~9천개의 IOT(사물인터넷) 센서들은 배안의 모든 정보를 선원들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센서를 통해 모인 빅데이터는 부산의 선박종합상황실로 전송돼 선박의 최적운항과 문제해결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HMM은 시범적으로 일부 냉동 컨테이너에 IOT(사물인터넷)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컨테이너 온도나 운송중인 화물의 상태를 파악하고 있다. 

HMM은 향후 모든 컨테이너에 IOT센서를 부착해 스마트컨테이너로 변화시킨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