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도 디스커버리펀드 덫...피해자들 "서병기 대표 고소할 것"

기업은행은 50% 선지급 방안 제시...자회사 증권사는 묵묵부답
피해자들 "기업은행 창구서 IBK증권 상품 팔기도 했다" 반발

김성현 승인 2020.07.31 20:29 의견 2
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


[포쓰저널=김성현 기자] 코로나19사태 와중에 구원투수로 투입된 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가 취임하자 말자 디스커버리 펀드 덫에 걸려 위기를 맞고 있다. 

펀드 피해자들은 서 대표를 상대로 형사고소까지 추진할 태세다.

31일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의 디스커버리 펀드 관련 조사가 종료되기 전까지는 선지급 등 피해자 보상안을 내놓지 않을 방침이다.

피해자들은 서 대표의 취임일인 3월 30일 'IBK 디스커버리 펀드 사기피해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보상안을 요구했다.

금융당국은 디스커버리 US핀테크글로벌 채권펀드를 판매한 기업은행, 하나은행 등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펀드 손실액 확정이 쉽지 않아 조사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디스커버리펀드 최대 판매사인 기업은행(판매액 약 6792억원)은 지난달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의 최대 50%를 선지급하기로 결정했다. 

IBK투자증권을 통해 디스커버리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자신들도 당연히 선지급 보상 대상이 될 것으로 여겼다.

기업은행과 IBK투자증권이 양사의 펀드 상품을 모두 다루는 WM(자산관리) 복합센터 등을 이용해 펀드를 판매한 만큼 피해자 보상안도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였다.

일부 피해자들은 기업은행 PB(프라이빗뱅커)를 통해 IBK투자증권의 상품에 투자하기도 했다고 한다. 

디스커버리 펀드 투자자 ㄱ씨는 “은행 창구에서 상품을 추천받았다. 상품 설명을 듣고 계약을 하려고 하니 기업은행이 아닌 IBK투자증권 명함을 내민 직원이 나타났다”며 “명함도 비슷하고 둘 다 IBK라고 하니 당연히 기업은행의 상품에 투자한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IBK투자증권 고객인 것은 최근에야 알았다. 기업은행이 선지급을 한다고 하니 일단 그거라도 받자고 했는데 IBK투자증권 고객이라고 선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며 “선지급을 하고 말고를 떠나서 판매도 애매하게 해놓고는 이제와서 보상도 다르게 한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ㄱ씨는 이를 두고 “명백한 고객 기만, 사기 행위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투자자 ㄴ씨는 “증권사는 가본 적도 없다. 은행에서 모든 일이 진행됐다”며 “안전한 상품이라는 은행직원의 말을 듣고 가입했다. 국책은행이니 문제가 생기겠냐 했다. 문제가 생겨도 자회사이기 때문에 책임도 함께 질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이 창구에서 해당 상품을 설명하면서 IBK투자증권 상품임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윤창현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4일 IBK투자증권의 디스커버리 펀드 판매와 관련해 '설명의무위반' 행위를 확인하고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런 행위는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제50조에 따라 IBK투자증권이 정한 ‘투자권유규정’에도 위배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규정 제11조는 ‘임직원 등은 일반투자자에게 금융투자업규정 제4-20조에 따른 계열회사 또는 계열회사에 준하는 회사인 집합투자업자가 운용하는 펀드를 투자권유하는 경우 그 집합투자업자가 자신의 회사와 계열회사 등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고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IBK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 대책위원회는 17일 IBK투자증권 본사를 찾아 이 같은 내용을 전달하며 “IBK투자증권 고객도 선지급 대상에 포함시켜달라”고 요구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당시 자신을 IBK투자증권 디스커버리 펀드 TF(태스크포스) 총괄책임자라고 소개한 김모 전무는 “은행고객들을 소개받아 증권사에서 판매 프로세스에 맞춰서 했는데, 저희가 그 프로세스에서 크게 어긋난 것은 없다”며 “은행과 증권사는 다르기 때문에 선지급 결정에 어려움이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향후 선지급이 결정된다고 해도 은행과 같은 비율인 50%는 책임질 수 없다는 설명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스커버리 펀드 투자자가 IBK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사진=IBK 디스커버리 펀드 사기피해 대책위원회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판매 절차가 있고 절차에 맞게 상품을 판매했다는 녹취록 등 증거도 있다”며 “피해자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관련 TF가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IBK투자증권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해 피해자들은 서병기 대표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책위 최창석 위원장은 “대책위가 구성될때만 해도 모든 피해자가 자신이 기업은행 고객이라고 생각해 서 대표에 대한 규탄이 없었지만 이제는 서 대표가 피해자 보상을 회피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IBK투자증권 고객에 대한 차별보상을 이어갈 경우 형사고소는 물론 서 대표에 대한 규탄 대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IBK투자증권은 16일 투자자에게 일부 투자금을 상환했다.

디스커버리 펀드 투자 플랫폼 중 하나인 포워드 파이낸싱(Forward Financing)의 자산을 매각해 디스커버리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 4호 투자자에게는 투자금의 10.0%를, 5호 투자자에게는 8.2%를 각각 상환했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가 투자자들에게 고지한 포워드 파이낸스 자산매각을 통한 투자 회수율은 상품별로 16~19%다.

문제는 투자비중의 65%를 차지하는 SAI(Strategic Acquisition Inc)와 19%를 차지하는 쿼터스팟(QuarterSpot)의 자산매각 여부인데 현재 미국 금융당국의 조사로 자산이 동결된 상태다.

대책위는 이들 투자 플랫폼에서의 회수율이 20%에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339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동일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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