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장 요청에 주요 금융사들 속속 동참 발표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금융권이 포스트 코로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한국판 뉴딜 정책’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국내 4대 금융지주가 ‘한국판 뉴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금융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협조 요청에 대한 화답으로 지원책을 속속 발표하는 모양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중심으로 10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우리금융그룹도 5년간 디지털 뉴딜 부문 3조3000억원, 그린 뉴딜 부문 4조5000억원, 안정망 강화 부문 2조2000억원 등 총 10조원 규모를 지원한다.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도 경영진 회의 등을 통해 같은 취지의 지원책을 발표한 상태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3일 오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김광수 NH농협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등 5대 금융지주사 회장들과 함께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은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한국판 뉴딜 핵심사업 대부분에는 혁신적 도전과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만큼 금융시스템의 위험 공유·분산과 자금 배분 기능이 적극적으로 뒷받침 돼야 한다"며 한국판 뉴딜에 대한 금융권의 협조를 요청했다.

한국판 뉴딜은 2025년까지 정부 재원이 160조원 이상 투입되지만 금융회사들의 지원도 필요한 프로젝트다. 

금융당국은 부동산으로 쏠리는 시중 유동자금이 혁신 중소기업 등 생산적 부문으로 유입되도록 자금 중개 기능을 전환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24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하나금융그룹과 두산그룹이 ‘한국판 뉴딜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후 (왼쪽에서 네 번째부터)지성규 하나은행장과 정연인 두산중공업 대표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은 그린 뉴딜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24일 두산그룹과 ‘한국판 뉴딜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나금융은 친환경 미래 유망산업에 대한 직·간접 참여와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을 위한 사업 투자에 착수키로 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해상풍력·수소연료전지·태양광) 투자 주선을 위해 두산그룹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디지털 뉴딜 지원을 위해서 디지털 인프라 구축사업에 집중투자할 계획이다. 소재·부품·장비 산업과 스마트산업단지 등 산업 디지털 혁신 및 생산성 제고 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5G 설비투자와 데이터 센터 등에 대한 투자은행(IB) 금융지원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 사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금융부문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국판 뉴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하나금융그룹이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디지털 뉴딜 부문에서는 ▲D.N.A(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생태계 강화 ▲SOC 디지털화 ▲비대면 산업 육성 등 3대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통해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선도하기로 했다.

준공공재로서의 금융데이터 활용도 제고를 위해 데이터거래를 활성화시키고, 디지털 소외계층 지원을 위해 온라인 마켓 소상공인 대상 공급망 금융상품 개발과 저비용 온라인 판매 채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그린 뉴딜 부문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금융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지속 가능 경제로의 전환에 적극 동참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사업 초기부터 금융지원까지 고려한 ‘그린 뉴딜 투자플랫폼’을 신설·운영하고, 친환경·녹색산업 육성을 위한 금융지원도 확대할 예정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한국판 뉴딜 정책의 성공을 위해 그룹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왼쪽부터) 그룹 CEO 긴급 화상회의를 개최하고 있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화상회의로 'KB뉴딜·혁신금융협의회'를 개최하고 있는 KB금융 윤종규 회장./사진=각 사

신한금융은 23일 그룹 CEO(최고경영자)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신한판 뉴딜’을 내세우며 자체적으로 추진 중인 ‘신한 네오 프로젝트’에 전 그룹사의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극복 및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금융의 역할을 선제적으로 실천하기위한 방안으로 현장 의견 및 애로사항을 적극 반영해 금융지원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금융지원이 더욱 효과적이고 실질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지원사항도 금융당국에 건의하기로 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국가 경제와 금융산업이 동반 성장하기 위해 리딩금융그룹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신한금융이 앞장서 나가자”고 했다.

KB금융그룹도 23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으로 구성된 ‘KB뉴딜·혁신금융협의회’를 개최, 혁신금융의 지속적 추진과 확대 개편 등을 통해 '한국판 뉴딜'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KB금융은 ▲그린 스마트 스쿨 ▲국민안전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 ▲그린 리모델링 ▲그린 에너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등을 우선적인 중점 지원 영역으로 결정하고 2025년까지 총 9조원을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윤종규 회장은 “국가적 과제인 한국판 뉴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금융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데이터 산업 활성화 등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적극 동참하고, 민간 자본이 필요한 영역에서의 지원에 앞장서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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