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첫 수출

 

전라남도 광양항에서 현대차 생산한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0대가 선적되고 있다./사진=현대차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현대자동차 수소전기 대형트럭이 세계 최초로 양산체제를 갖추고 유럽 친환경 상용차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현지에 '수소전기 상용차 생태계'를 구축하고 스위스를 시작으로 독일·네덜란드 등 유럽 전역과 북미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는 2030년까지 300~400만대의 수소전기 트럭 보급을 예상, 시장 확대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1회 충전 주행거리 1000km 이상인 대형 트랙터의 글로벌시장 출시도 예정돼 있다.

현대자동차는 전남 광양시 광양항에서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 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XCIENT Fuel Cell)’ 10대를 선적하고 스위스로 수출했다고 6일 밝혔다.

현대차는 승용차에 이어 트럭 부문에서도 수소전기차 대량 공급을 본격화해 수소연료전지 기술 리더십을 상용 부문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대형트럭의 경우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상용화를 위한 핵심 기능만 갖춘 프로토타입과 전시용 콘셉트카를 선보인 적은 있지만, 일반 고객 판매를 위한 양산체제를 갖춘 것은 현대차가 최초다.

현대차는 스위스 수출을 시작으로 독일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등 공급지역을 유럽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북미 상용차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날 선적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2019년 9월 공식 출범한 현대차와 스위스 수소 솔루션 전문기업 H2 에너지의 합작법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Hyundai Hydrogen Mobility)’로 인도된다. 현대차는 올해 말까지 40대를 추가로 수출한 후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총 1600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의 스위스 시장 공급은 전통적인 차량 판매방식이 아닌 운행한 만큼 사용료를 지불(Pay-Per-Use)하는 신개념 모빌리티 서비스 형태로 이뤄진다.

현대차는 사용료에는 충전 비용과 수리비, 보험료, 정기 정비료 등 차량 운행과 관련된 비용이 모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엑시언트 수소 전기 트럭을 이용하는 고객사는 트럭 운전기사만 고용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이 같은 방식은 시장 형성 초기인 고가의 수소전기트럭 도입에 따르는 고객사의 초기 비용과 심리적 부담을 낮춰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의 원활한 보급을 위해 단순히 차량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사와 차별화된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고 생태계를 활용해 차량을 제공하는 방식을 택했다.

수소 생산 기업과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 연합체, 대형 트럭 고객사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된 '수소전기 대형트럭 생태계'의 구성을 지원하고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수소전기트럭 공급사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는 2019년 스위스 내 수소충전소 구축을 목적으로 총 21개의 글로벌 에너지사와 물류 기업이 연합해 설립한 ‘스위스 수소 모빌리티 협회’에 파트너사로 참여했다.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운영할 ‘스위스 수소 모빌리티 협회’ 회원사는 에너지 기업(오일·가스), 주유소와 대형 슈퍼마켓이 결합 된 복합 유통 체인을 운영사, 식료품과 자동차 등을 운반하는 물류 업체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차는 수소전기트럭 공급을 본격적으로 시작함과 동시에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스위스 수소 모빌리티 협회는 7일(현지 시간) 스위스 상트갈렌 주 오버슈트라세(Oberstrasse)에 신규 수소충전소 개소를 시작으로 2020년 말까지 총 7개의 수소충전소를 스위스 주요 지역에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2025년까지 약 80개의 수소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차량 총중량이 34톤급인 대형 카고 트럭이다. 2개의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190kW급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최고출력 350kW(476마력)급 구동 모터를 탑재했다.

액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사전에 조사한 대형 트럭 수요처의 요구 사항에 맞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약 400km, 수소 충전 시간은 약 8~20분이 소요되도록 개발됐다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현대자동차 상용사업본부장 이인철 부사장은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대형트럭을 양산하고 판매를 시작함으로써 현대차 수소전기 상용차의 글로벌 리더십을 전 세계에 확실히 알리는 계기가 됐다”며 “현대차는 단순 차량 공급을 넘어 유럽 수소 밸류체인 파트너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수소의 생산, 유통, 소비가 함께 순환되는 수소 사업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업체 맥킨지가 2018년 9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300~400만 대의 운송용 수소전기트럭이 보급될 전망이다.

특히, 유럽은 2025년 이후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주요 국가들이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경유차가 대부분인 유럽 상용차시장에서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차 도입과 확산이 급속도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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