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 /사진=뉴시스

[포쓰저널=김성현 기자] 1000억원 이상 환매 중단된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의 주요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이 고객에게 해당 펀드가 ‘확정금리형, 원금보장형’ 상품으로 자사가 기획했다고 말한 녹음파일이 나왔다.

NH증권 측은 그동안 자신들은 단순히 판매만 했고 펀드 편입 자산과 운용방법은 옵티머스가 전적으로 알아서 했다고 주장해왔다. 

29일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23호’에 가입한 투자자 ㄱ씨가 손해배상 공동소송단 등을 통해 공개한 녹취 파일을 보면 NH투자증권의 PB(프라이빗뱅커)는 ㄱ씨에게 이 상품이 ‘원금보장형 펀드’라고 설명했다.

PB가 이 같이 설명한 것은 2019년 11월 25일이다. 설명을 들은 ㄱ씨는 이틀 뒤인 27일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23호에 가입했다.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펀드는 투자금의 95%를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지만 사모펀드의 성격상 원금보장을 약속하는 것은 불완전판매일 가능성이 높다.

NH투자증권은 ㄱ씨와의 통화에서 정기예금과 MMDA(수시입출금식예금)에 자금이 있으니 1년 이내의 단기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어떠냐고 권유했다.

ㄱ씨가 "위험한 (투자를) 안좋아하고 원금 보장형으로 하고 있다"고 말하자 PB는 "9개월짜리 2.9% 확정금리형 상품"이라며 사모펀드를 권유한다. 

“NH투자증권이 기획한 것이냐”는 질문에 PB는 맞다고 답했다. ㄱ씨가 “확정이면 원금보장이 되는지” 묻자 “그렇다”고 장담한다.

피해자들은 NH투자증권으로부터 '원금보장' 등 비슷한 설명을 들은 것은 ㄱ씨 외에도 다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법무법인 정한, 법무법인 오킴스 등이 집단소송을 위해 피해 투자자들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손해배상 피청구인에 운용사뿐 아니라 판매사도 명시하고, 법정에서 책임을 묻겠다는 계획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설정잔액은 5172억원이다. 이중 NH투자증권 판매잔액은 4528억원으로 전체의 88%를 차지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일부 영업직원의 경우 원금보장과 같은 부정확한 표현을 사용했을 소지가 있어 당사 자체적으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해당 PB의 경우 유선을 통한 권유시점과 달리 해당 고객께서 실제 내방 가입시, 해당 PB가 제대로 된 설명을 드렸는 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NH투자증권이 해당 상품을 기획했다는 PB의 설명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한편 옵티머스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규모는 1000억원을 넘어섰다.

NH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펀드 15·16·25·26·27·28호 6개 펀드 739억원과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 헤르메스 사모투자신탁 펀드 168억원도 환매가 연기된 상태다.

케이프투자증권, 대신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세 곳에서 판매된 270억원 규모의 펀드도 환매시점을 넘겼다.

지금 추세라면 펀드 설정액 5355억원 대부분이 환매 중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