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버지의 이름으로', 테러범 몰려 징역 15년 복역 실화

ebs 세계의명화 '아버지의 이름으로' ?27일 (토) 밤 10시 40분

강민주 기자 승인 2020.06.27 19:46 의견 1

아버지의 이름으로(In the Name of the Father)=감독: 짐 쉐리단/ 주연: 다니엘 데이 루이스, 피터 포슬스웨이트, 엠마 톰슨/ 제작: 1993년 아일랜드, 영국 /러닝타임: 133분 /시청연령 : 15세

아버지의 이름으로


[포쓰저널] 영화 '아버지의 이름으로'는 1970년대 북아일랜드의 한 청년이 무고하게 IRA 소행인 폭탄 테러범으로 몰려 무려 징역 15년을 살다 무죄를 선고받은 ‘제리 콘론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1970년 북아일랜드는 어수선한 상태였다. 폭탄이 터져 수차례 인명 피해가 나는 등 테러가 심했고 늘 군대가 거리를 메우고 있었다. 

그때 제리는 철없는 무직의 청년으로 영국군 저격병으로 오해받아 영국군에게 쫓기고, 그만 폭동을 주도한 인물로 찍힌다.

영화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지내는 곳은 집이 아니라 감옥이다. 자유를 박탈당했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끈끈해진다. 

짐 쉐리단 감독은 영국과 아일랜드 사이의 정치적 긴장 관계에 함몰되지 않으면서 아버지와 아들의 기나긴 오해와 화해, 그 사이 얻게 되는 개인의 성장과 성숙의 드라마를 훌륭하게 이끌고 있다. 

실재하는 불합리한 정치 현실 속에서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는 못하지만, 꺾이지 않는 진실의 힘을 설파하는 데 있어 이 영화는 비범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4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금곰상을 수상했다.

1974년 10월 5일, 잉글랜드 길퍼드의 한 술집에서 끔찍한 폭탄테러가 발생해 5명이 사망하고 75명이 중상을 당하게 된다. 

당시는 영국과 북아일랜드의 독립을 주장하는 IRA가 정치, 군사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절이었다.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고철 좀도둑질을 하다 아버지 주세페 콘론(피트 포스틀스웨이트 분)의 주선으로 잉글랜드로 건너간 제리 콘론(다니엘 데이 루이스 분)은 일정한 거처 없이 히피들과 어울리다 

엉뚱하게 이 폭탄테러의 범인으로 몰리게 된다. 협박과 고문에 못이긴 제리는 결국 허위진술서에 서명을 하고 급기야 아버지 주세페까지 공범으로 지목돼 같은 교도소에 수감된다. 

종신형을 선고받은 제리는 감옥에서 IRA 고위인사를 영웅처럼 떠받드는 등 좌충우돌하지만 진정한 영웅은 자기 아버지였음을 차츰 깨닫게 된다. 

시간이 흘러 주세페는 결국 옥중에서 사망하고 이에 격분한 제리는 영국인 변호사 가레스의 도움을 받아 아버지와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일어선다.

짐 쉐리단 감독과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이전에 이미 '나의 왼발'(1989)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나의 왼발'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기에 '아버지의 이름으로'로 또 한번 도전했으나 '필라델피아'의 톰 행크스에게 영광을 내주고 말았다. 

감옥신에서 보여주는 그의 모습과 연기는 마치 실제의 모습을 담아낸 것처럼 단연 압권이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촬영 당시 사실적인 연기를 위해 실제로 며칠씩 잠을 안 자고 금식을 하며 독방에서 생활하는 등 극중 인물 제리 콘론이 되어 살았다. 

그에 못지 않은 대배우 엠마 톰슨의 연기 또한 법정 장면을 비롯 곳곳에서 빛난다. 영화가 담고 있는 내용과 배경 때문인지 아일랜드 출신 세계적 록 스타 U2와 시네드 오코너 등이 참여한 사운드 트랙도 놓칠 수 없다.

짐 쉐리단 감독은 1949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더블린과 뉴욕을 오가며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던 짐 쉐리단은 '나의 왼발'(1989)로 데뷔했다.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뇌성마비 장애인 크리스티 브라운의 휴먼 스토리를 담아낸 이 작품으로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역시 그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 작품은, 오늘날까지 영국 법조계에서 논란의 여지가 많은 '길포드-4인조' 사건에 대한 판결사건에 기초한 '아버지의 이름으로'(1993)다. 

그는 전면에 드러나는 영국-아일랜드 간의 갈등 속에서 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다루었다. 본격적인 영화감독 생활을 하면서도 그는 그리 빠른 속도로 작업하지 않았다. 

'더 복서'(1997)에서 그는 한 인물이 늘상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사건들과의 상호작용에서 단지 피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환경 혹은 운명과 정면으로 대결하는 모습을 즐겨 그렸다. 

그의 영화의 주인공들은 늘 어떤 핸디캡을 지닌 인물들이지만 그것의 해소를 통해 대단원에 이른다. '더 복서' 이후 또 오랜 휴지기에 들어간 그는 5년 만에 이전 작품들과는 사뭇 색다른, 미국으로 이주한 가족 이야기인 '천사의 아이들 In America'(2002)을 완성했다. 실제 자매인 두 소녀의 깜찍한 연기가 인상적이며 엄마 역의 사만다 모튼 또한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 사이 1972년 북아일랜드에서 있었던 ‘피의 일요일’ 사건을 다룬 폴 그린그래스의 '블러디 선데이'(2002)를 제작하기도 하는 등 그의 정치적 관심과 의지는 여전함을 다시 보여주었다. 

2009년에는 '브라더스'로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형제를 잇는 가족 3부작을 완성했다. 베를린영화제 금곰상, 겐트영화제 그랑프리, 방콕영화제 감독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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