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특수라인 대참사...이재용 기소 강행할까

검찰 수사심의위 "삼성 승계, 불기소 권고"

오경선 승인 2020.06.26 20:15 | 최종 수정 2020.06.26 20:17 의견 0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사진=뉴시스.


[포쓰저널=오경선 기자]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과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검찰이 기소를 강행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는 26일 이 부회장을 기소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결론을 냈다.

수심위는 결과 발표문에서 "수사팀, 피의자 측 대리인들이 의견서를 제출하고 진술을 하였고, 이후 위원들은 충분한 숙의를 거쳐 심의한 결과, 과반수 찬성으로 수사중단 및 불기소 의견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부회장과 김종중(64)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 삼성물산 법인은 기소 타당성을 외부 전문가들이 판단해 달라며 2일 서울중앙지검에 수심위 소집 신청서를 제출했다.

수심위는 대검찰청 예규인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운영지침'에 근거한 일종의 자문기구다. 

관련 규정 상 검찰이 수심위 결정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운영지침은 '심의 효력'에 대해 "주임검사는 현안위원회의 심의의견을 존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검찰이 기소를 강행할 수는 있지만 이 경우 무리한 수사라는 삼성측의 비판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

이번 이전 총 8차례의 수심위가 열렸는데 검찰은 수심위의 권고 결정을 모두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검찰이 수심위의 권고를 따를 지는 미지수다.

법조계 안팎에선 검찰은 이미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점을 들어 수심위 권고와 무관하게 기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많다.

기소 여부를 떠나 윤석열 총장이 자랑하는 특수부 라인이 대거 동원돼 1년 반 이상 수사해놓고 태산명동 서일필 꼴이 났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 사건 수사팀장 격인 서울중앙지검 이복현 부장검사는 검찰 내 이른 바 '윤석열 특수부 라인'의 막내로 통한다.

수심위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15층 소회의실에서 9시간 가량 비공개 로 현안위원회(현안위) 회의를 열었다.

오후 7시30분쯤 이 부회장의 불기소 권고를 결정했다.

이 부회장의 사건을 위해 250명의 심의위원 중 무작위로 현안위 위원 15명이 추첨됐다. 회피신청을 한 양창수 전 대법관 외에 한 명이 불참해 위원장 직무대행을 제외한 13명의 위원이 표결에 참여했다.

검찰 쪽에선 이복현 부장검사를 비롯해 최재훈 부부장 검사, 김영철 의정부지검 부장검사 등이 현안위 브리핑에 참석해 공소 제기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 부회장 측에서는 김기동 전 부산지검장과 이동열 전 서울서부지검장 등 전관 출신 변호사들이 대리인으로 참석해 방어 논리를 펼쳤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삼성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조작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이 불법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고, 2016년 11월부터 장기간 진행된 수사로 정상적인 경영이 위축됐다는 등의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안 위원들은 이 부회장의 기소 여부를 논의하기 앞서 양창수 위원장의 직무 수행 회피에 대한 의결을 진행했다.

앞서 양 전 위원장은 수심위 회부를 신청하지는 않았지만 이 사건 공동 피의자인 최지성(69)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과의 친분을 이유로 심의에서 빠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원장 직무대행으로는 김재봉 한양대 교수가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직무대행은 회의만 주재하고 질문이나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위원들은 삼성과 검찰 양측이 제출한 의견서를 검토하고 프레젠테이션(PT)을 활용한 양측의 진술을 각 1시간 가량 들은 뒤 질의 시간을 가졌다.

운영지침상 의견서는 30쪽을 넘지 않도록 하지만 심의기일 이전 분량이  조정돼 양측은 현장에서 각 A4 50쪽 분량의 의견서를 냈다.

당초 심의위는 현안위 회의를 통해 오후 6시까지 심의를 마치는 게 목표였으나 장기간 수사가 진행돼온 데다가 쟁점 사안이 복잡해 논의가 길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부회장, 김종중 사장에 대해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부정거래, 시세조종), 주식회사등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위반(회계부정), 위증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8일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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