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직원(왼쪽)과 이오테크닉스 직원이 양사가 공동 개발한 반도체 레이저 설비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삼성전자가 국내 반도체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반체 소재 수출규제 등 갈수록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대외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산학 상생활동을 통해 국내 반도체산업 전 분야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고 25일 밝혔다.

장비분야에서는 이오테크닉스와 협력해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고성능 레이저 설비를 공동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덕분에 D램 미세화 과정에서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불량 문제를 해결했다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소재업체 솔브레인과의 협력을 통해서는 3D 낸드플래시 식각공정의 핵심소재인 '고선택비 인산'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차세대 제품의 품질을 향상시켰다.

삼성전자는 최근 국내 협력사들과 함께 반도체 생태계 강화 활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4월 원익IPS, 테스, 유진테크, PSK 등 국내 주요 설비협력사, 2~3차 부품 협력사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7월부터 설비부품 공동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삼성전자는 산학협력을 통해 미래 반도체 산업에 종사할 인재에 대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국책 반도체 특성화 대학인 한국폴리텍대학 안성캠퍼스에 반도체 Asher(공정장비), AFM(계측장비)을 기증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반도체 제조 공정을 직접 실습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올해 AI(인공지능) 등 4차산업혁명 핵심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서울대학교와 함께 '인공지능반도체공학 연합전공'을 신설했다.

삼성전자는 연합전공 소속 학생들에게 ▲산업체 인턴십 기회 제공 ▲반도체 소자·회로와 시스템 제작 실습 ▲반도체 설계 단기 교육프로그램 참여 ▲국내외 반도체 전문가 초청 특강 등 다양한 지원을 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태계 확장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는 국제 상황의 불확실성 증가 때문이다.

반도체 거래망은 전 세계에 얽혀 있다. 소재와 장비들은 네덜란드, 유럽, 일본등에서 수입한다. 생산된 반도체의 판매 역시 대부분 해외로 수출된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소재 수출규제 등은 국가가 자국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는 반도체 소재나 장비 등을 무기로 쓸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5월 자국의 기술을 활용하는 해외기업이 화웨이에 특정 반도체를 공급할 경우 미국의 허가를 받도록 수출 규정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수출규정 개정은 TSMC와 삼성전자가 화웨이와의 거래를 끊게 만들었다.

1년간 지속되고 있는 일본의 반도체 생산용 소재 수출규제도 국내 반도체 생태계 확장을 절실하게 만든 요인이다.

지난해 7월 1일 일본이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표한 이후 정부와 반도체업계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독립을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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