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제로 임금 차등" vs "경쟁사 대비 고임" LG케어솔루션 노-사 충돌

오경선 승인 2020.06.18 18:01 | 최종 수정 2020.06.18 19:02 의견 0
LG케어솔루션 노조가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단체교섭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오른쪽 3번째부터) 금속노조 서울지부 박경선 지부장, LG케어솔루션지회 문준호 사무장, LG케어솔루션지회 김정원 지부장, LG케어솔루션지회 김진희 수석부지회장./사진=오경선 기자.


[포쓰저널=오경선 기자] LG전자 가전 렌탈 제품의 유지관리업무를 담당하는 ‘케어솔루션 방문점검 노동자(매니저)’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고 열악한 업무 환경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

노조는 지난해 LG전자의 퓨리케어 정수기 곰팡이 A/S 업무를 비롯해 최근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 제품의 케어서비스 등과 관련해 회사가 매니저들에게 부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노조를 결성한 'LG케어솔루션 노조'는 LG전자 소속이 아닌 하이엠솔루텍 소속 특수고용노동자(특고)들이다. 하이엠솔루텍은 LG전자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LG케어솔루션지회(LG케어솔루션 노조)는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단체교섭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LG케어솔루션 노조 김정원 지회장은 “렌탈 가전 (판매 증가세)에 힘입어 LG전자와 하이엠솔루션은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일선에서 일하는 매니저에 대한 처우 개선은 없었다”며 “과도한 영업을 압박하고, 영업 실적을 반영해 등급을 메기고 있다. 또한 등급제로 임금을 차등 지급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팀장이나 소장에게 잘못 보이면 수익과 직결되는 계정을 빼거나 업무 환경이 열악한 곳으로 가게 된다”며 “권역 담당 본사 직원은 공적인 교육 자리에서 매니저들에게 ‘아줌마들 돈 벌러 나왔잖아. 여기 아니고 어디 가서 아줌마들이 돈 벌겠어’라고 말하며 무시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사의 업무 지시나 감독없이 업무 수행의 내용과 방법을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일하는 ‘특수고용노동자’의 형태로 회사와 계약을 맺고 있지만, 실제 업무 환경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회사가 코드제로 A9 청소기를 고객 앞에서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서비스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LG케어솔루션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방석을 나눠주며 코드제로 A9 청소기 케어 시 사용하도록 했다. 교육 영상을 보니 매니저가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청소기를 분해해 내부를 청소하는 내용이 나왔다”며 “회사는 ‘업무 시 무릎을 꿇는 자세가 가장 효율적이다’고 설명했지만, 청소기 케어는 보통 40~50분 이상 걸린다. 매니저들의 자존감을 무너트리는 업무 지시라 생각해 청소기 업무를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직원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을까 두려워 케어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노조는 지난해 발생한 LG퓨리케어 정수기 곰팡이 사태로 노조 설립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LG전자 건조기 문제로 LG전자 서비스기사 업무가 폭증한 상태에서 정수기 곰팡이 사태가 발생하자, 회사는 매니저의 업무를 넘어서는 A/S업무에 대해 건당 3000원의 수수료를 매니저들에게 지급했다.

이후 수수료는 5000원, 1만원으로 인상됐지만 LG전자 서비스기사에 비해서는 턱없이 낮은 수수료로 같은 업무를 요구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LG전자 서비스기사 쪽에 물어봤더니 보통 이런 업무에 대한 건당 수수료는 최소 1만5000원에서 2만5000원이라고 했다. 1만원도 매니저들의 불만이 계속되니 회사가 겨우 올려준 것이다”며 “케어솔루션 평소 업무에 A/S업무까지 하며 과로로 병원을 다니거나 그만둔 직원도 많았지만, 회사는 특고라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해주지 않았다”고 했다.

노조는 정수기 곰팡이 사태 이후 2월부터 노조 설립을 준비해왔다. 지난달 24일 전국 매니저 모임을 통해 노조 설립을 결의하고 임시 임원을 선출했다. 17일 하이엠솔루텍 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한 상태다.

노조는 회사가 근로자들의 노조 가입을 막기 위해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준호 LG케어솔루션 노조 사무장은 “회사가 매니저들을 상대로 노조 가입 시 해고될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 측은 현재 문 사무장을 상대로 사기죄, 업무방해죄 등으로 형사 고소한 상태다. 문 사무장은 회사를 무고죄 등으로 맞고소할 예정이다.

노조는 단체교섭에 사안으로 △수수료를 차등 지급하는 등급제 폐지 △과도한 영업 압박 폐지 △평일 6시 이후 연장수당 및 주말 휴일수당 지급 △유류비 등 차량유지비 지급 △A9 케어 폐지 및 신규업무 프로세스 도입 시 사전논의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 주장과 관련해 회사는 매니저들의 노조 가입을 방해하는 활동을 한 적이 없으며, 등급제를 적용한 수수료 체계가 업계의 공통적인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LG전자는 "케어솔루션 매니저는 자회사인 하이엠솔루텍과 도급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라며 "업계에서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 주장에 대해선 “LG케어솔루션 노조의 주장은 크게 △노조 및 밴드활동 탈퇴 요구 △영업 실적을 바탕으로 한 수수료 차별 등이다”며 “문제는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이엠솔루텍 측도 없던 사실에 대한 증거를 보여줄 수 없어서 답답하다는 반응”이라고 했다.

작업시 무릎을 꿇게 강요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영상에 나온 무릎보호대는 서비스 현장을 경험했던 매니저들의 의견을 수렴해 제작해서 배부한 것"이라며 "무릎을 꿇는다고 표현하려면 다른 사람에게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이 전제된 것이어야 하는데 이 영상은 그런 것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심폐소생술 같은 교육 영상을 보더라도 원활한 동작을 위해서 바닥에 무릎을 닿게 된다"고 부인했다.

또  “우수한 서비스를 통해 회사와 계약을 성실이 이행하고 고객만족을 통해 회사의 이미지 제고에 기여하는 매니저에게 추가 보상을 하는 것은 업계에 공통적인 상황”이라며 “표준 등급인 B등급 수수료도 경쟁사들의 수수료보다 높게 책정돼 있다. 현재 지급되는 총 수수료는 매니저 전원에게 B등급을 적용해 지급하는 금액보다 더 많다. 등급제 폐지가 무조건 매니저에게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문 사무장을 고소한 것에 대해서는 “정도 경영을 위반해 경고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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