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한 16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대 군 관측 장비에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모습이 담겼다. 통일부는 북한이 이날 오후 2시 49분 남북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고 밝혔다. /사진=국방부 제공

[포쓰저널] 북한이 16일 오후 2시49분 개성공단지역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

폭파 과정에 연락사무소 뿐아니라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를 비롯해 주변 건물들도 다수 파괴됐다.

북측이 개성공단 전체를 폐쇄하고, 예전처럼 군 주둔지로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아가 남측 시설이 있는 또 다른 지역인 금강산 관광지구에서도 건물 폭파 등 상징적인 일을 벌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상임위원회 회의를 소집해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폭파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국방부는 "북한이 군사적 도발행위를 감행한다면 우리 군은 이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우리 군은 현 안보상황 관련, 북한군의 동향을 24시간 면밀히 감시하면서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4일 발표한 대남 비난 담화에서 공동연락사무소 폐쇄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시 김여정은 "쓸모 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이 궁금해할 그 다음의 우리의 계획에 대해서도 이 기회에 암시한다면 다음 번 대적 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 우리 군대 역시 인민들의 분노를 다소나마 식혀줄 그 무엇인가를 결심하고 단행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북한군은 개성공단 전체와 금강산 관광지구를 다시 군사 요새화할 가능성을 내비췄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이날 오전 '공개보도' 형식으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우리는 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와 대적관계부서들로부터 북남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가 다시 진출하여 전선을 요새화하며 대남 군사적 경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행동 방안을 연구할 데 대한 의견을 접수하였다"고 했다.

여기서 '비무장화된 지대들'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일대를 가리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성공단 착공 당시 인민군 부대가 후방으로 이동했고,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면서 장전항에 있던 잠수정 기지 등이 폐쇄된 바 있다.

인민군 총참모부가 이 같은 입장을 밝히고 약 9시간 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

당국이 공개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장면 영상을 보면  폭파로 4층짜리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완전히 무너졌을 뿐아니라 옆에 위치한 높은 건물까지 크게 파괴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 높은 건물은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다. 지원센터는 2007년 8월31에 착공해 2009년 12월18일에 완공, 2010년에 개장했다. 개성시에서 가장 높은 빌딩일 뿐아니라 개성공단 행정 센터로 남북교류를 상징하는 건물이다.
 
이에 북측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가 사실상 개성공단 관리동 구역 전체의 파괴와 폐쇄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폭파를 주도한 김여정 제1부부장도 개성공단 철거를 이미 언급했다는 점에서 공단 존속 여부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질 전망이다.

김여정은 4일 대북전단 관련 첫 담화에서 "만약 남조선 당국이 이번에 자기 동네에서 동족을 향한 악의에 찬 잡음이 나온데 대해 응분의 조처를 따라세우지 못한다면 그것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쓸모없이 버림받고 있는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있어야 시끄럽기 밖에 더하지 않은 북남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하여튼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 공동연락사무소는 2018년 9월14일 공식 개소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진뒤 140일 만이었다.

당시 남북은 합의서에서 "공동연락사무소는 남북 당국 사이의 연락과 실무적 협의, 여러 분야의 대화와 접촉, 교류 협력, 공동 행사 등에 대한 지원사업을 진행한다"며 "민간단체들의 교류협력 사업에 필요한 소개와 연락, 자문, 자료 교환, 접촉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고 명기했다. 

16일 북측에 의해 폭파된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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