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5월 25일(현지시간)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이 수갑을 찬 채 저항할 수 없는 상태였던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9분 가까이 무릎으로 누르고 있는 모습. /AP 뉴시스

[포쓰저널]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전역을 휩쓸고 있는 '플로이드 시위' 사태를 진압하기 위해 "군대를 포함한 연방자원을 총동원하겠다"고 선언했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 질식사 사건 직후 촉발된 시위 사태는 일주일째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며 격화되고 있다.

플로이드는 5월 25일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 시내 거리에서 위조지폐 사용 혐의로 체포되는 과정에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Derek Chauvin)에 의해 8분 46초 동안 무릎으로 목이 눌려 질식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대로 연방군 투입이 실행될 경우 이는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흑인폭동 이후 28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저녁 (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발표한 대국민 성명을 통해  "오늘 모든 주지사에 거리를 장악하기에 충분한 수의 주 방위군을 배치할 것을 권고한다"라며 "한 개 주와 도시라도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이런 조치를 거부할 경우 나는 미국 군대를 투입해 신속히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나는 폭동과 약탈을 중단하고, 파괴와 방어를 종식하기 위해 군대와 민간을 포함해 모든 연방 자원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NBC 방송은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군 투입을 위해 213년 된 반란법(1807년) 발동하기로 결심을 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노스캐롤라이나 포트 브랙, 버지니아 포트 벨 부아 기지에 있는 군 헌병대가 수 시간 내 워싱턴 시에 도착할 수 있다"고 전했다.

AP통신도 이미 5개 주에서 600~800명의 주 방위군이 워싱턴DC로 보내졌고, 이미 현장에 도착했거나 이날 밤 자정까지는 모두 도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반란법 발동을 결정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방군 투입을 요청한 주도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연설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연방군 투입에 관해 "우리는 가용한 모든 연방정부의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며 "반란법도 대통령이 결심한다면 쓸 수 있는 수단 중 하나이며 이는 대통령의 특권"이라고 말했다.

일주일째 접어든 '플로이드 시위'는 약탈과 방화, 총격사망 등 폭력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5월26일 미니애폴리스에서 인종차별 반대를 외치며 시작된 시위는 5월 31일 수도 워싱턴DC, 로스엔젤레스(LA)를 포함해 140개 도시로 확산됐다. 

워싱턴DC, LA 등 40개 도시에는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미네소타, 텍사스 등 최소 15개 주에는 수천 명의 주 방위군이 배치됐다. 

뉴욕타임스는 “1968년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이후 이렇게 많은 지방정부가 동시에 통행금지령을 내린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주말 동안에만 시위 참가자 중 400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켄터키주 루이빌에서는 1일(현지시간) 시위대 중 한 명이 경찰과 총격전 도중 사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루이빌에서 군경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도중 시위대가 먼저 총을 쐈고, 이에 군경이 응사해 한 남성이 숨졌다.

한편, 이날 미네소타주 헤너핀 카운티 검시관은 플로이드 사망과 관련 경찰이 플로이드의 몸을 누르고 목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플로이드의 심장이 멎었다는 부검결과를 발표했다. 

플로이드가 경찰에 의해 ‘살해’됐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된 셈이어서 항의시위는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CNN 등에 따르면 플로이드 유가족 요청으로 부검을 진행한 부검의 마이클 바덴과 앨시아 윌슨이 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소견을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플로이드의 사망 원인에 대해 "목과 등 압박으로 인한 질식이고 뇌로 향하는 혈류를 부족하게 했다. 살인이다"며 "플로이드가 경찰에 제압된 상황, 기저질환, 그의 몸속에 혹시 있었을지 모를 알코올 등의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사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플로이드 시위는 일부 서방 국가로 확산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일 영국 런던에서는 주민 수천 명이 미국대사관을 둘러싸고 시위를 벌였다. 독일 베를린 주민들도 미국 대사관 앞에서 "우리를 그만 죽여라" 등의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들고 시위에 나섰다.

캐나다와 프랑스에서도 미국의 인종차별을 규탄하며 동시에 최근 자국에서 발생한 흑인 사망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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