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사진=삼성디스플레이.

[포쓰저널=오경선 기자] LCD(액정표시장치) 사업 종료를 앞두고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가 26일 노동조합과 첫 임금 및 단체협약을 진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대국민 사과를 통해 ‘무노조 경영’을 공식 폐기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삼성 계열사 임단협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산하로 지난 2월 공식 출범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충남 아산시 탕정면 면사무소에서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교섭을 시작해 2시간 넘게 의견을 나눴다.

회사 측에서는 김범동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 김종근 상무, 노무사 등이 자리했고 노조 측 교섭위원으로는 금속노련 김만재 위원장, 삼성디스플레이노조 이창완·김정란 공동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노조 측에서 이동훈 대표의 참석을 요구했으나 이 대표는 본교섭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노조는 단체 교섭의 선결 조건으로 노조 집행부의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기본 협약과 LCD 사업 종료에 따른 구조조정 로드맵 등부터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노조 측은 조합 사무실 제공, 조합 전임 보장 등 내용을 담은 기본협약을 제출했다. 노조 활동에 대한 기본 협약이 마련되지 않아 교섭위원들이 야간근무 직후 교섭 자리에 참석하는 등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어 그에 대한 내용도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3월 충남 아산과 중국 쑤저우의 7·8세대 LCD 생산라인을 올해 말까지만 운영하는 계획을 밝혔다. 경쟁력이 낮은 LCD사업은 접고,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퀀텀닷(QD) 디스플레이로 전환하기 위한 조치다.

회사는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전화나 문자메세지 등을 통해 개별적으로 희망퇴직을 제안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삼성 계열사로의 전적도 권하고 있다. 회사 측은 LCD 사업 철수와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비용 절감을 위한 인력 구조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노조 측은 별도 공고없이 개별 직원에게 희망퇴직을 제안하는 부분을 문제삼고 본교섭 전 실무협의 과정에서 LCD 사업종료와 관련된 구조조정 계획을 회사 측에 요구했으나 답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이날 임단협에서 노사는 주1회 교섭에 합의했다. 교섭위원 근태에 관한 사항 등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재논의하기로 했다. 2차 본교섭은 다음달 초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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