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2020 뉴(NEW) 삼성 무풍에어컨' 유튜브 광고 영상 캡쳐./출처=삼성전자 유튜브.

[포쓰저널=오경선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2020년형 무풍에어컨 광고에서 사용한 ‘최대 90% 절전’ 문구가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소비자를 오인케 할 수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경쟁사인 LG전자 제품을 비방하는 동영상 광고로 물의를  일으킨데 이어 자사 제품에 대한 과대 광고로 시장을 혼탁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무풍에어컨의 절전 성능을 강조한 영상 광고를 TV와 유튜브 등에서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대 90% 절전’ 문구와 함께 ‘전기요금 걱정 없이 마음껏 즐기는 무풍생활’을 강조하며 90% 절전이 전기요금에 해당되는 것처럼 광고했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표현한 ‘최대 90% 절전’ 문구가 소비 전력에 해당된다는 점이다. 즉 더운 날씨에서 온도를 낮추기 위해 에어컨을 최대 냉방모드로 켰을 때의 순간적인 세기(소비전력)와 일정 온도에 도달한 후 무풍모드로 실내 온도를 유지할 때의 세기(소비전력)의 차이가 90%라는 의미다.

최대 냉방모드로 10시간을 틀어놓은 경우와, 무풍모드로 10시간을 틀어놓은 경우의 전력소비량을 비교하면 90%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다만 실생활에서 이 같은 조건이 가능하지 않다는 점은 회사 측도 인정하고 있다.

개별 소비자의 에어컨 사용 패턴이나 환경 등에 따라 전력소비량이 다르게 책정되기 때문에 절감량을 비교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제품의 기준인 소비전력을 수치로 광고했다는 설명이다.

전기요금을 계산할 때 사용되는 전력사용량은 소비전력과 사용시간으로 계산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비자를) 속이거나 한 게 아니라 모든 제품의 기준이 소비전력으로 표기되기 때문에 그 기준으로 봤을 때 90프로가 절전된다는 의미”라며 “(광고를) 받아들이는 소비자가 90%면 무조건 ‘90% 전기세가 절감되네’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부분들을 일일이 다 설명해주면 좋지만 광고가 한정돼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영상광고에서 ‘최대 90% 절전’ 문구 아래 ‘최대(MAX) 냉방모드 대비 무풍모드 비교 실험 결과’라고 안내했다. 다만 글씨의 크기가 작을 뿐 아니라 순간적으로 지나가는 환경에서 일반 소비자가 이를 알아채기는 쉽지 않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삼성전자의 광고가 소비자의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꼼수 광고’라고 지적한다. 일반 소비자들이 오인할 것을 알면서도 실제 전기료 절감에 크게 의미가 없는 수치를 넣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컨의 절전 효과를 확인하려면 수시로 바뀌는 순간 소비전력이 아닌 일정 시간 동안의 전력소비량을 비교해야 한다”며 “무풍 모드처럼 풍량 조절을 통해 에어컨이 아낄 수 있는 전력소비량은 최대 10%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광고를 본 소비자가 실생활 속에서 에너지사용량을 90% 아껴준다고 오해할 수 있다”며 “이는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과대 광고”라고 꼬집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판매점 디지털프라자에서 자사 의류관리기 ‘에어드레서’를 홍보하면서 경쟁사인 LG전자의 ‘스타일러’ 제품명을 넣은 비교 영상을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스타일러의 누수 문제를 문의해오는 고객이 많아 자사 제품의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영상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경쟁사의 제품명이 사용된 문제 영상은 직원 교육용으로 잘못 틀어졌던 것일 뿐 상대 측을 비방할 목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LG전자 측은 “해당 영상 내용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비방 마케팅이며, 법적 대응에도 나설 수 있는 사안”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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