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서비스하는 온라인 게임 마비노기,던전앤파이터,피파온라인4에서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단어들이 금칙어로 지정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넥슨이 서비스하는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피파온라인4 등에서 게이(Gay), 레즈비언(Lesbian) 등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단어들을 금칙어로 지정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사실을 접한 성소수자 관련단체들은 넥슨이 다양한 성정체성을 지칭하는 단어들을 금칙어로 처리한 것은 성소수자 차별에 해당한다며 사과와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했다.

22일 넥슨이 서비스하고 있는 던전앤파이터에서 한글로 '게이', '레즈비언'이 금칙어로 처리돼 해당 단어들이 ****로 출력이 되는 것이 확인 됐다. 피파온라인4에서는 한글로 게이,레즈비언, 양성애자, 무성애자를 입력하면 모두 *****로 금칙어로 설정돼 출력이 됐다.

넥슨 마비노기내 게임에서 Lesbian이라는 단어를 입력하자 '입력하신 문장에 허용되지 않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뜨면서 출력이 되지 않고 있다./캡쳐=문기수 기자

또 다른 게임 마비노기에서는 한글로 게이, 레즈비언은 문제없이 출력된다. 하지만, '양성애자'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입력하신 문장에는 허용되지 않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라는 붉은색의 시스템 메시지와 함께 화면에 해당단어가 출력되지 않았다. 

성소수자 지칭 단어를 영어로 입력해도 금칙어로 처리되고 있었다. 

던전앤파이터, 피파온라인4에서는 영어로 Gay, Lesbian은 정상적으로 입력된다. Bisexual, Asexual 등은 Bi***al, A***ual 등으로 출력된다. 

마비노기에서 영어로 Gay, Lesbian, Bisexual, Asexual를 입력하면 모두 금칙어로 설정돼 화면에 출력되지 않았다. 

Gay는 남성동성애자, Lesbian은 여성동성애자, Bisexual은 양성애자, Asexual은 무성애자를 뜻한다. 

통상적으로 게임사들은 금칙어들은 대부분 욕설이나 혐오표현에 해당할 경우 해당 단어를 금칙어로 설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넥슨은 당초 성소수자 지칭단어들이 금칙어 처리된 것을 두고 “게임별 서비스 및 금칙어 적용 시기가 다르다”며 “(금칙어 설정에) 특정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한국게이인권단체친구사이 등 성소수자 관련 단체들은 넥슨이 온라인 공간 내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해명과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측은 “넥슨 측의 답변은 문제를 회피하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며 “넥슨은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 및 즉각적인 시정조치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칙어 적용시기가 다르다면 현재에 맞게 적용기준을 바꿀 필요가 있다. 성소수자 단어가 금칙어 설정에 특정한 의도가 없었더라도 이는 성소수자 차별에 해당한다는 사실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글 및 영어 성소수자 단어가 별개로 금칙어 처리된 것에 대해서는 "어떤 언어가 됐든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단어를 비하적, 혐오적 표현으로 보고 금칙어 설정했다는 것에는 다를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한국게이인권단체친구사이 이종걸 사무국장은 “넥슨의 답변으로는 성소수자 지칭단어를 왜 금칙어로 처리했는지 명확하기 알기 힘들다”며 “넥슨이 마비노기 게임 내에서 성소수자 단어가 왜 혐오표현이나 멸칭으로 쓰이는지 해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넥슨은 성소수자관련단체가 시정을 요구하자 '자세한 내용을 알려주기 힘들다'는 당초 입장을 변경,  “금칙어 설정은 성적 표현, 정치, 이념과 관련된 단어의 경우 상대방을 비난하는 의도로 오용하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에 이를 막고자 하는 목적으로 진행됐다. 어떠한 가치 판단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는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단어를 오용된다는 사례가 있어 예방목적으로 이를 금칙어 설정한다는 것은 단순 핑계에 불과하다. 그런식이라면 어떤 직업, 연령대, 인종을 지칭하는 단어를 통해서도 상대방을 비난할수 있다"고 비판했다. 

넥슨은 최근 피파온라인4, 마비노기 등에서 과금아이템을 두고 이용자들로부터 '과도한 과금유도', '무성의한 환불정책' 등으로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 여파로 한때 해당 게임 이용자사이에서 '무과금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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