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붙잡힌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주범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4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포쓰저널=김성현 기자] 1조6천원대 피해가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주범들이 전격 체포되면서 이들의 사기 행각에 연루된 정관계 등 로비 의혹의 실체가 규명될 지 주목된다.

이들과 관련해 금융감독원 출신 청와대 전직 행정관이 이미 구속됐다. 라임펀드를 판매한 대신증권 반포지점장은 “로비할 때 어마무시하게 (돈을) 쓴다”고 발언한 적이 있다. 

5개월간 도피행각을 벌이던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전 부사장과 라임의 돈줄로 알려진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23일 밤 경찰에 붙잡혔다. 이 부사장의 동업자인 심모 전 신한금융투자 팀장도 함께 체포됐다.

이들은 현재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에 인계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 부사장 등은 지난해 11월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서 일어난 800억원대 횡령 사건과 관련해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진행되자 도주 후 잠적했다.

김봉현 회장은 지난해 1월 수원여객에서 일으킨 162억원대 횡령 사건으로 인해 검찰의 추적을 받고 있었다.

라임사태와 관련해서는 라임자산에서 끌어온 돈으로 무자본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등 ‘기업사냥’을 주도해온 혐의를 받는다.

김 회장은 현재 경기남부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수사당국은 금명간 이들 세 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라임 사태의 주범들이 검거되면서 그 동안 진행됐던 정재계 로비 의혹 수사도 탄력을 받게 됐다.

은행 증권사 중에서는 신한금융투자, KB증권, 우리은행, 대신증권 등이 라임사태와 관련해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3월 30일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KB증권 김모 팀장의 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김 팀장이 이종필 전 부사장과 공모해 이 전 부사장에게 수백억원의 이익을 안겨줬다고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KB증권, 대신증권, 우리은행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도 실시했다.

이들은 라임이 운영하는 부실 무역금융펀드를 판매한 곳으로 검찰은 이들이 해당 펀드의 부실발생을 인지하고도 정상운용되고 있는 것처럼 속여 판매를 지속했다고 보고 있다.

같은 의혹으로 2월에는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압수수색이 실시됐다.

검찰 수사와 별개로 라임 펀드 환매중단 사태 피해자들은 KB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은행, 대신증권, 한국증권금융 등 관계자들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서울 남부지검에 고소했다.

피해자들은 이들이 라임 펀드의 부실을 알고 있음에도 이 전 부사장의 로비로 이를 속이고 판매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KB증권 등은 개인 직원의 일탈이라는 입장이지만 이 전 부사장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추가적인 라임펀드 연루자가 나온다면 사건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봉현 회장은 라임을 살리기 위해 상조회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한 핵심 관계자에게 “로비를 죽기살기로 모든 걸 다 걸고 했다”며 “그 사람에게 꼭 필요한, 다른 사람은 해결 못할 문제를 감동적으로 해결해줬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지점센터장은 한 라임 투자자의 대화 녹취록에서 “로비할 때 어마무시하게 (돈을) 쓴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봉현 회장의 고향 친구인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로비 의혹도 주요 수사 대상이다.

김 전 행정관은 라임의 ‘돈줄’인 김봉현 회장에게 금융감독원의 라임 사전조사서를 제공하는 등 직무상 편의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4900만원 상다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2월부터 1년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며 라임 사태 무마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지점센터장이 라임 피해자를 만난 자리에서 김 전 행정관의 명함을 보여주며 “라임거요, 이분이 다 막았었어요”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김 전 행정관은 뇌물 등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금융당국도 검찰 수사를 피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23일 서울남부지검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검찰은 금융위 내 자산운용사와 은행, 증권사 등을 담당하는 부서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16일 금융감독원 자산운용조사국을 압수수색했다.

같은 날 검찰은 청와대 파견 행정관으로서 김봉현 회장 등에게 라임 관련 금감원 검사 자료를 유출하고 뇌물 등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김모 금감원 팀장을 체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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