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광 인스타페이 대표

- 2020년은 O2O 초연결 플랫폼 서점인 인스타페이가 책과 출판 생태계의 주요 현상으로 자리잡는 한해가 될 듯

- '완전 도서정가제를 반대하는 생태계 모임’을 후원하고, 5월에는 초특가 할인판매와 연쇄판매 플랫폼인 북새통도 선보여

인스타페이가 모바일결제와 O2O 커머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 가고 있다. ISBN바코드를 이용하여 더 많은 책과 더 많은 사람을 연결시키는 O2O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요즈음 전공책 20% 할인행사와 신학기 주문 쏠림으로 배송 지체가 발생하여 인터넷과 대학생 커뮤니티에서 핫한 회사가 되었다. 지난 2월에는 에브리타임, 알바몬 등과 함께 신학기 대학생 필수 앱으로도 선정되었다.

인스타페이는 모바일결제와 도서생태계의 와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가져온 스타트업이다.

엔씨소프트, 한글과 컴퓨터, 네이버, 에스케이컴즈, 싸이월드, 신지소프트, 대홍기획 등 다양한 스타트업 경험을 가진 창업자들간의 단단한 팀웍이 혁신을 이끌어 가는 힘이다. 팀이 해체 위기를 경험한 때도 있었지만 새로운 서비스와 혁신에 대한 열망이 그들을 6년간 버티게 했다.

지난해 출협 등 출판단체와 이를 주도하는 몇몇 대형출판사들, 대형 유통소매점을 중심으로 종이책은 물론 전자책(e북),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에도 도서정가제를 적용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인스타페이는 ‘완전 도서정가제를 반대하는 생태계 모임’을 후원하는 한편 도서정가제를 시스템 측면에서 개선하고자 독자적인 기술특허를 이용하여 4세대 O2O플랫폼을 사업화하여 ‘책 20%할인’을 시작했다. 마침 창업자인 필자가 1999년 인터넷상거래 도입기에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 지역서점조합연합회, 저작권협회, 한국출판인회의 등이 도서정가제 전면 도입을 주장하여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알라딘, 예스24 등 초창기 인터넷서점을 위해 토론회를 주재하고 정부와 국회를 설득하여 타협안을 만들었던 경험도 현행 도서정가제를 반대하고 플랫폼 서점을 시작한 결정에 한몫했다.

인스타페이는 2008년 기술특허를 등록하고 QR과 바코드를 이용한 결제와 4세대 플랫폼 서점 사업모델을 개발했지만 공인인증서 등 규제로 인하여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서 무려 10년을 기다려야 했다. 4세대 플랫폼 서점은 와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으로 시장 진입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장이다.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가치를 공유할 수 있으며 ‘더 많은 사람과 더 많은 책을 연결’할 수 있는 시장이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개학이 미루어 지고, 온라인 강좌로 대체되어 2월부터 시작된 전공책 20% 할인행사가 주문 폭주로 물류와 배송이 지연되어 사용자들에게 불편을 야기하자 개발팀은 자체 풀필먼트 솔루션을 2주일 만에 개발하여 서비스에 적용하였다. 인스타페이는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 토스 등 결제나 송금 서비스를 주된 사업모델로 시작하여 은행, 증권사 등 기존 금융회사 라이센스를 얻는데 주력하고 있는 여타 서비스와는 달리 사업모델(BM)에서 모바일결제와 초연결 O2O로 자신만의 가치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모바일결제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진입 전략으로 책과 출판 생태계를 선택함으로써 다른 페이들이 수천억을 쏟아 붇고 있는 시장에서 아이디어와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진입에 성공한 결과가 이를 말해 준다.

2020년은 인스타페이가 또 하나의 도전을 완성하는 해로 기록될 법하다. 책과 지식생태계에 오랜 논란거리로 남은 도서정가제와 관련된 문제를 정리하는데 인스타페이 역할이 적지 않다. 정책과 제도로서의 도서정가제를 ‘완전 도서정가제를 반대하는 생태계 모임(완반모)’이 주도한다면 인스타페이는 실제 시스템과 시장 플랫폼으로서 도서정가제 폐지를 종국적으로 완성한다. 2000년 인터넷 혁명을 예스24, 알라딘 등 2세대 온라인 서점이 완성 하였듯이.

인스타페이가 ‘더 많은 사람과 더 많은 책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론칭하고 책 20% 할인을 시작하자 지난해 9월 국회에서 완전 도서정가제를 찬성하는 토론회를 개최하였던 단체들과 후원 공공기관이 인스타페이 죽이기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린다. 인스타페이 팀은 한편 긴장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움직임들이 인스타페이 서비스가 생태계에 왜 필요한지를 말해주는 역설적인 상황이라는 것도 안다. 결국 인스타페이가 시장진입을 하였다는 이만큼 확실한 징표도 없다는 생각에 미치면 그들로 인한 위험보다 도전에 대한 기회를 통하여 한단계 진화할 인스타페이 혁신이 벌써 눈에 그려진다. 4월에 론칭할 초특가 할인과 연쇄판매 서비스인 ‘북새통’은 그런 측면에서 작가와 출판사, 소비자를 연결하는 생태계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듯하다.

와해적 혁신은 항상 기득권을 가진 세력과 갈등을 잉태하고 있다. 법제도적인 규제부터 기술과 사업 방법에 따른 접근 제한까지 다양한 장애(Barrier)가 놓여 있다. 혁신 감수성이 있는 정부와 사회는 그 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법제도적으로 강구한다. 그러나 혁신 감수성보다는 기득권을 보호하는 감수성을 가진 국가와 사회는 와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 시작되면 오히려 법제도적인 규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진입을 더욱 힘들게 한다. 인스타페이의 지난 14년은 우리 정부가 가진 혁신 감수성이 얼마나 떨어지는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한 시간이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것은 과거가 되었다. 우리는 도전하고 실행하는 것을 일상으로 하고있다. 비록 도서정가제를 둘러싸고 있는 지형이 어지럽고 수구적인 이해관계로 인하여 썩은 내음새가 진동하지만 결코 물러 설 수 없는 한판을 벌릴 셈이다.

인스타페이는 4월 27일 경 코엑스 스타트업브랜치에서 전공책 20% 할인 행사를 마감하면서 인스타페이 앱을 이용하여 전공책을 구매한 대학생, 이노베이더 기자, 블로거들과 함께 인스타페이 서비스 경험과 인스타페이가 지향하는 개방적 혁신생태계를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 예정이다.

(글쓴이 : 배재광 인스타페이 대표 law@cyber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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