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일본 도쿄 아다치구에 위치한 한 식료품점에서 사람들이 식료품을 구매하고 있다. 전날 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외출 자제를 요청하자 사재기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 사진은 후지뉴스네트워크(FNN) 갈무리. /뉴시스

[포쓰저널]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 추세를 보이면서 도쿄 등 일부 지역에서 생필품 사재기가 벌어지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추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25일 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시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공식 요청했다.

2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전날 밤 고이케 지사가 외출 자제를 요청한 직후 도쿄 내 슈퍼 등에서 일부 시민들이 식료품 등을 사재기 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도쿄 아다치(足立)구의 한 슈퍼에서는 25일 오후 9시 반이 넘은 시각 계산대에만 30명 이상의 계산 줄이 생겼다. 쇼핑 바구니와 카트에는 냉동식품, 컵라면, 빵, 고기, 채소 등 식료품 등이 가득 담겼다.

아다치 구의 한 주부(46)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불안해서 앉을 수도 설 수도 없게 됐다”고 아사히에 호소했다. 그는 고이케 지사가 외출 자제 요청을 하자 당황해 슈퍼를 방문했다고 토로했다.

주오(中央)구의 24시간 영업 슈퍼에서도 외출자제령 이후 서둘러 쇼핑에 나섰다는 여성(26)이 큰 가방 2개 분의 쇼핑을 했다고 아시히는 전했다. 이 여성은 “이것만 있으면 1주일 정도는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주오구의 다른 슈퍼를 퇴근길에 들른 여성(42)은 슈퍼에 물건이 없어서 놀랐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부랴부랴 사려고 했으나 늦었다”고 했다. 

같은 슈퍼를 찾은 30대 여성은 “휴지에 이어 뭔가. 코로나19 그 자체도 무섭지만 생활이 되지 않는 현재 상황도 무섭다. 지쳤다”고 했다. 

앞서 일본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휴지가 마스크와 같은 원료로 사용돼 곧 품절된다는 ‘가짜 뉴스’가 나돌면서 휴지 사재기 열풍이 불었다.

후지뉴스에 따르면 26일 오전 아다치구 소재 식료품점 ‘엄마식품관’에는 개점 전부터 50여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렸다. 

전날 밤에도 컵라면, 냉동식품 등 상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잇따르면서 보통 평일에 비해 매출이 약 10%나 증가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정·재생상은 26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물자 공급은 우리들이 책임을 가지고 상황을 보며 필요한 대응을 하겠다"며 "도쿄 도민, 국민께 냉정한 대응을 부탁드린다”고 사재기 자제를 촉구했다.

일본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일일 발생 추이. 25일 하루동안 처음으로 100명을 넘었다./NHK 홈페이지 갈무리

NHK 집계에 따르면 일본 국내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확진자는 26일 오전 10시30분 기준 총 1313명이다. 

전일 대비 101명이 늘었는데, 이는 그동안 일일 신규 확진자 규모 중 가장 많은 수치다.

누적환진자 수도 요코하마항에 정박했던 다이아몬드 크루즈선 확진자 712명과 중국 우한에서 전세기로 입국한 14명의 환자를 제외한 수치다.

이들을 합치면 일본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039명에 달하는 셈이다.

도도부현 별 확진자는 도쿄가 212명으로 가장 많고, 홋가이도 167명, 아이치현 149명, 오사카 149명 등 순이다.

일본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하루동안 2명이 추가돼 총 55명(크루즈 10명 포함)으로 늘었다.

26일 오전 10시30분 기준 일본 지역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현황. 수도 도쿄에서 가장 많은 212명이 발생했다./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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