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희수 SPC그룹 전 부사장./사진=SPC.

[포쓰저널=오경선 기자] SPC그룹 허희수(42) 전 부사장이 사실상 경영 일선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2018년 8월 대마 밀수 및 흡연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당시 SPC는 허 전 부사장을 경영에서 '영구히' 배제 조치했다는 공식입장을 밝힌 바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허 전 부사장은  일주일에 두번씩 서울 한남동 SPC삼립 사업장에서 회사 관련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전 부사장이 이 회의에 참석한 것은 대마사건으로 퇴진을 선언한 뒤 불과 3개월 이후부터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그슬럿’, ‘씨티델리’ 등 신사업을 홍보하는 광고성 기사에 허 전 부사장의 이름을 넣도록 회사 측에서 요청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SPC 관계자는 “SPC삼립 신규프로젝트 관련 업무를 하던 허 전 부사장이 급하게 나가게 되면서 회사 측에서 몇 차레 조언을 구하기는 했으나, 경영참여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허 전 부시장의 이런 행보는 SPC그룹의 경영권 승계구도와 연결된 것으로 단순한 일회성 에피소드로 그칠 문제는 아니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허 전 부사장은 허영인(71) SPC그릅 회장의 차남이다.

그는 경영회의에 참석했다는 SPC삼립의 지분 11.94%를 보유하고 있다. 개인 주주로는 최대주주다. 

그러나 SPC그룹의 사실상 지주사인 파리크라상의 경우 허영인 회장(63.75%)을 제외하면 허 전 부사장의 형인 허진수(43) 부사장이 20.2% 지분율로 최대 주주다.

허 전 부사장 입장에서는 자신이 최대주주인 SPC삼립에서 입지를 굳히지 못하면 형에게 밀려 '영구히' SPC 경영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을 수 있는 셈이다.

허영인 회장은 허 전 부사장이 대마라는 치명적인 실수를 했지만 그의 경영능력은 높이 사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실제로 SPC그릅의 신사업 대부분에는 허 전 부사장이 관여하고 있다. 

줄서서 먹는 수제 햄버그 전문점인 '쉐이크쉑' 아이디어를 내 성공적으로 론칭한 것도 허 전 부사장이다. 

그는 또 샐러드 레스토랑 '피그인더가든'과 파인캐주얼 스내킹 브랜드 '시티델리' 등의 브랜드 론칭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에그 샌드위치 전문점 '에그슬럿' 브랜드 도입도 허 전 부사장 작품이다.

'에그슬럿'은 허 전부사장이 2018년 대마 사건 즈음 추진하다가 구속으로 좌절될 뻔했다가 최근 국내 도입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허영인 회장은 두 아들에게 공평하게 경영권을 나눠주고 형제경영을 하도록 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형은 중국의 파리바게뜨 브랜드 불법판결 문제로, 동생은 대마로 결정적인 역약점을 가진 상태여서 승계구도를 싸고 형제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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