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광 완전 도서정가제를 반대하는 생태계 모임 대표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모든 학교가 개학을 연기하였다. 대학은 개강을 해도 출석수업대신 온라인강의를 할 예정이다. 당장 전공책 출판사와 구내서점이 상당한 어려움에 처했다. 온라인이나 인스타페이 같은 O2O 초연결 4세대 플랫폼의 도움이 필요하다. 인스타페이는 ‘완전 도서정가제를 반대하는 생태계 모임(완반모)’을 전적으로 후원했다. 현재는 몇몇 전공책 출판사, 구내서점과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인스타페이가 가진 기술과 혁신으로 고착화된 책과 출판 생태계를 바꾸어야 한다. 기존 20년된 알라딘, 예스24, 교보문고 등 2세대 온라인 서점과 달리 구내서점과의 협업이 가능한 모델이다. 

지난 6일 국회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소위 ‘타다 금지법’ 혹은 ‘타다 허용법’)을 통과시켰다. 다음 창업자인 이재웅 소카 대표는 혁신의 좌초를 두고 ‘이 법안은 ‘타다’ 같은 혁신적 영업들의 진출이 막히는 법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이야기와 달리 혁신을 금하는 법이다. 수많은 사람의 일자리를 잃게 만드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타다’는 우리나라 택시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 우버 같은 자가용을 이용한 택시형 차량 공유제도를 불가능하게 하자 특정 렌트카 규정을 활용하여 기존 금지규정을 회피하여 유사한 사업을 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든 것이다. 스타트업인 풀러스가 2018년 상반기 유연근무제하에서 출퇴근시간 제약없는 전일제 카풀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로부터 금지되어서 현재 사실상 사업이 불가능한 상황인 점, 이어 같은 해 11월 카카오모빌리티가 풀러스와 같은 모델로 국토교통부로부터 임시운행허가까지 받아서 12월 운행을 시작했다. 택시 기사들의 반발과 분신 사태에 결국 서비스를 중단하였다. 우버가 2012년 한국에 진출한 후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로부터 고발당하여 형사 처벌까지 받고 철수한 이후 이미 예견된 오래된 과거이다. 풀러스와 타다의 사업모델은 사실 ;혁신’이라기 보다는 우버가 가져 온 모빌리티 산업의 ‘혁신’을 한국적 현실에서 사업화할 수 있는 방안을 실행한 것이라고 정의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사업모델들은 필연적으로 산업적으로는 택시 제도와 법령으로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과 모순적인 관계에 놓일 수 밖에 없다. 혁신 경험이 일천한 정부가  갈등이 예견된 상황에서 이를 슬기롭게 풀어 가면서 모빌리티 사업을 지속 가능하게 할 수 있는 해결책을 내놓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차제에 개정안과 택시제도를 제대로 분석하고 지속 가능한 제도적인 틀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같이 혁신에 대한 논란은 한 곳에 멈추지 않는다. 대형출판사와 20년이 넘은 예스24, 교보문고 등 1, 2세대 온·오프라인 서점들이 도서정가제가 가져 온 ‘위장된 평화’ 속에서 가장 이익을 보고 있기 때문에 생태계 문제 개선에는 관심이 없다. 도서정가제로 인한 생태계 문제, 기업형 중고책 거래에 대한 작가와 출판사들의 불만, 지역서점들의 출판사 공급률 문제, 책 가격 상승으로 인한 소비 위축을 인스타페이는 4세대 플랫폼 혁신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인터넷 혁명 이후 4차 산업혁명 기술인 O2O를 이용한 4세대 초연결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이야 말로 와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다. 

물론 인스타페이가 스타트업으로서 물류시스템상 배송이 상대적으로 느릴 수 밖에 없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인스타페이도 와해적 혁신의 과정에서 기존 대기업의 견제로 사업 전체적으로는 열세에 처할 수 밖에 없지만 기술과 혁신으로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핵심적인 가치를 공유함으로써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다. 도서정가제로 인하여 황폐화된 생태계를 되돌리는 것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초연결 플랫폼으로의 진화로 인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에 무사히 안착하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기술과 혁신으로 승부하는데 웬 가격할인이냐고 말한다. 아시다시피 개업초기 식당들이 인근의 기존 식당에 비해 차별화된 맛을 고객들에게 경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구매자로 하여금 일단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직접적인 무기가 바로 ‘가격’이라는 점은 경영이나 사업에 문외한조차도 알고 있는 상식이다. 인스타페이가 기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하여 도서정가제하에서 ‘가격할인’을 무기로 사용하자 많은 곳으로부터 문의를 받았다. 자신들이 출간한 책을 인스타페이 플랫폼으로 팔려고 하는 출판사들이 늘고 있다. 이미 사무실에는 출판사들로부터 넘겨 받은 책들로 가득하다. 

필자는 가격을 무기로 시장진입을 하고 있는 인스타페이를 위해 변명할 수밖에 없다. 가격전략으로 진입하는 것이 진정한 혁신이냐라는 시장의 물음에 대해, 그리고 배송이 상대적으로 느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사용자들에게 변명해야 한다.

인스타페이는 기술과 혁신을 통해 가격할인이라는 무기를 가지게 되었다. 이를 도서정가제 때문에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창업자들의 전략적인 판단이다. 완전 도서정가제를 반대하는 생태계 모임을 후원하면서 제도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사용자인 소비자와 작가에게 돌려 주어야 할 가치를 명시적으로 사업모델화한 플랫폼을 만들었다. 인스타그램 등 sns, 에브리타임이나 기사 등에 노출되는 ‘앱만 깔아도 도서 20%할인”, “전공책 20%할인은 처음이지”라는 광고카피. 그리고 ‘책을 사는 아주 새로운 경험’, ‘더 많은 책과 더 많은 사람을 연결합니다’라는 브랜드 카피를 만들었다.

배송은 정말 난제 중의 난제였다. 독립적인 물류 시스템을 만든다는 것은 스타트업에게는 만만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2019년에는 예상보다 10여배 초과한 주문을 처리하느라 사실상 회사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사용자들을 만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2020년에는 내부 시스템과 4PL 혹은 풀필먼트 물류시스템을 가진 2~3개 업체와 협업으로 처리하고 있다. 단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배송을 안정화 시켰다. 그렇다고 기존 온·오프라인 대형서점과 같이 당일배송을 목적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스타트업으로서 자금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 주 52시간 노동이라는 범국가적 아젠다를 고려하면 배송전쟁에 선뜻 나설 수 없다. 

필자는 인스타페이가 혁신을 주장하면서 고전적인 전략인 가격할인을 선택했다는 비난에 대해 가장 고전적인 전략이 가장 도전적인 전략이라고 변명한다. 배송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혁신과 상관없는 과도한 경쟁이 결국 모두를 패배자로 만들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과 52시간제 노동시장을 거스르지 않겠다는 결정 때문이다. 시장진입은 가격전략을 한 축으로 ‘앱만 깔아도 도서 20%할인’하고, 사용자에게 ‘더 많은 책과 더 많은 사람을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가치를 공유함으로써 가능하다. 인스타페이는 알라딘, 에스24, 교보문고 등 2세대 인터넷 서점을 20년 만에 대체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기술로 시장을 재편할 것이다. 물론 오늘과 달리 그때는 새로운 변명을 준비해야 한다.
 
<배재광 완전 도서정가제를 반대하는 생태계 모임 대표, law@cyber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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