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홈플러스 노조)가 18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구조조정 중단, 강제전배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가 상시 인사를 통해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하는 ‘인력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왼쪽 2번째부터) 홈플러스 일반노조 황옥미 수석부위원장,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김광창 사무처장,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주재현 위원장. /사진=오경선 기자.

[포쓰저널=오경선 기자] "14년을 홈플러스 서울 동대문점에서 최저시급을 받고 일한 결과가 강제 발령이다. 회사는 MBK로 매각된 후 직원 복지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스페셜 매장 추진과 통합운영 등으로 직원을 줄여나갔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경영 실패와 실적 부진으로 파생된 노동자 전환배치(전배)가 강제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비판하고 나섰다. 노조는 회사 주인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실적 감소에도 몇 백억원의 배당을 챙겨가는 것을 지적하며 책임 경영이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2018년 대주주 MBK파트너스에 대한 배당 성향은 60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노동자에 대한 인사 결정은 경영 판단으로 이뤄지는 정당한 권리로, 노조가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홈플러스는 지난 17일 정기 인사를 시행하고 마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인사 대상자 150여 명 중 52명을 슈퍼마켓(홈플러스익스프레스)으로 전배했다. 이 중 2명은 인사 발령에 반발하며 회사 측이 부당하게 인사권을 행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18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구조조정 중단, 강제전배 철회 촉구’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 동대문지회 이순옥 조합원은 “동대문점 ㄱ점장은 단지 집이 가깝다는 이유로 동대문점과 근무환경이 확연히 다른 익스프레스 전배를 저와 몇몇 직원들에게 강요했다”며 “점장은 익스프레스 근무환경 어떻고 해야 할 업무는 어떤 것이며 왜 가야 하는지 단 1분도 설명하지 않았다”고 발언했다.

이어 “경영진이 추진한 스페셜 매장과 통합부서 운영이 잘나가는 동대문점 매출을 반 토막 내고, 고객 불평으로 직원들이 온갖 스트레스와 질병으로 시달리게 만들었다”며 “(회사는)수익이 안 나오니 고통 분담을 해야한다고 (주장하지만) 누가 이렇게 운영하라고 했나. (회사는) 인원 감축과 어떻게 하면 쉽게 매각할지에 대한 생각밖에 없다”며 발령 철회를 요구했다.

 

노조는 회사가 경영 실패의 책임을 인력 감축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홈플러스홀딩스는 2018년 실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대주주 MBK에게 214억원을 배당했다. 전년에도 같은 수준의 배당을 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김광창 사무처장은 “MBK가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7조원에 샀다.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어겼고, 점포 매각도 안 하겠다고 했지만 어겼다”며 “회사를 인수한 후 자사에 대한 배당금을 올리고 그것 때문에 (노동) 인원을 줄여 노동강도를 더 세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 실적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2018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0.5% 급감한 1762억원에 그쳤다. 홈플러스 실적에 의존하는 홈플러스홀딩스의 2018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도 전년(781억원)의 반토막 수준인 316억원에 머물렀다.

반면, 배당성향은 2017년 27.4%에서 2018년 677.9%로 급등했다.

지난해 2월 말 기준 홈플러스홀딩스는 한국리테일투자(41.36%), 한국리테일투자2호(52.20%), CPP인베스트먼트(6.44%) 등 3사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3개 회사는 모두 사모펀드 MBK의 특수목적 법인이다.

노조는 회사가 인사권이라는 고유 권한을 방패로 노조와의 소통과 협의를 내팽개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회사가 당사자는 원치 않는 전배로 퇴사를 유도해 간접적인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을 시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주재현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실적 감소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무책임한 경영진 인사권만 행하고 있다”며 “노조가 수십차례 항의하고 당사자가 아무리 거부해도 (회사가)소통하고 설득할 생각은 하지 않고 강제 전배를 강행했다. 노조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전배는 정상적인 인사일 뿐이며, 1달에 2차례 1년에 약 24회 진행되는 수시인사는 지난 20여년 동안 이뤄져 왔던 것으로 부당하다는 노조의 주장은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회사는 인사 대상자와 3회에 걸쳐 면담을 진행하는 등 노조와 합의한 절차를 적극적으로 따랐음에도 노조가 ‘강제전배’라는 주장을 펼쳐 유감스럽다”며 “노조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2인을 제외한 50인은 인사발령에 따라 해당 점포에서 근무하고 있다. 오직 조합원 2인 만이 회사의 정당한 인사발령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cjkwqtC_Zw&feature=youtu.be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