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에 올라온 'KF94마스크 10개묶음' 구매화면. 마스크를 10개에 6800원에 판매하지만, 5만 2000원의 배송비용을 더해 실제로 1개당 5880원꼴로 판매하고 있다./캡쳐=11번가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정부가 마스크 가격 폭리 기준을 느슨하게 적용해 사실상 판매업자들의 바가지 요금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8일 정부통합 상담센터(1372)를 통해 마스크 매점매석 및 폭리 관련 신고를 받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담센터를 통해 확인한 결과 마스크 가격 폭리로 신고가 가능한 가격 기준은 식품안전의약처가 정한 KF94 마스크 1개당 기준가격 3605원의 5배인 1만8025원으로 나타났다.

마스크 1개당 1만8000원 이하로 판매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가 매점매석 단속을 강화하는 등 마스크 수급 문제에만 신경쓸 뿐, 마스크 가격통제에 대해서는 사실상 손을 놓으며 온라인 쇼핑몰의 마스크 판매업자들은 정부 단속을 비웃듯 마음껏 폭리를 취하고 있다.

18일 위메프, 티몬, 지마켓, 쿠팡 등 온라인 마켓에서 판매되는 KF94 규격 보건마스크 가격을 살펴보니 개당 가격은 최고 6900원까지 거래되고 있었다. 

지마켓에서는 개당 최대 6900원, 위메프에서는 최대 5980원, 티몬에서는 최대 5890원, 쿠팡에서는 최대 430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1번가에서는 KF94마스크 10개 묶음을 6800원에 판매하면서 배송비용을 5만2000원으로 책정, 개당 5880원에 판매하는 꼼수를 쓰는 판매업자도 있었다.

업계에 따르면 KF94 규격 보건마스크의 가격은 장당 500원 가량으로 알려져있다. 사실상 마스크 판매업자들이 제조원가보다 최대 12배가 넘는 폭리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터지기 이전 KF94 마스크 1개당 판매가격은 800원에서 1000원 수준이었다.

소비자들은 뉴스댓글이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등을 통해 비싼 마스크 가격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18일 '마스크 가격' 네이버 실시간 검색 화면. 소비자들이 SNS와 네이버 카페 및 뉴스 댓글등을 통해 마스크 가격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캡처=네이버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4일 이후 마스크 관련 소비자 민원이 많았던 쿠팡·지마켓·위메프·티몬 등 4개 온라인 쇼핑몰과 판매자의 주문취소율이 높은 14개 온라인쇼핑몰 입점 판매업체를 대상으로 마스크 수급 관련 법 위반 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하지만 마스크 매점매석 및 폭리 신고를 받고 있는 식품안전의약처는 ”폭리를 판단하는 마스크 기준 가격은 판매자가 자율적으로 신고한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현재 정부에서는 마스크 가격을 통제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7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장관회의를 마치고 ‘마스크의 최고 가격 상한을 정하는 방안도 검토됐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언급도 없었고, (검토) 대상도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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