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사진=뉴시스

[포쓰저널] 더불어민주당이 "민주당을 찍지말자" 취지의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와 해당 칼럼을 게재한 경향신문을 상대로 제기한 고발을 취하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임 교수가 고발당한 것이 여당과 대통령을 비판해서가 아니라 총선에서 특정 정당을 찍지 말라고 한 것이 명백히 공직선거법에 위반이기 때문이라는 반발 여론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임 교수가 안철수 전 의원과 정치적 행보를 같이 한 경력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도 민주당 지지층의 반발을 사는 대목이다.

민주당도 안팎의 반발로 고발 취하를 결정했지만 임 교수가 해당 칼럼의 목적과 의도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이날 공보국 명의 입장문에서 유감표명과 함께 고발 취하 의사를 밝히면서도 고발 계기에 대해 "임 교수는 안철수의 싱크탱크 '내일'의 실행위원 출신으로서 경향신문에 게재한 칼럼이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분명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후 입장문에서 '안철수'를 '특정 정치인'으로 수정했다.

임 교수는 1월 29일자 경향신문에 기고한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야 대립 등을 언급하며 4.15 총선에서 '민주당을 찍지 말자'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그는 칼럼에서 "(문재인 정부가) 촛불정권을 자임하면서도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하고 있다. 선거가 끝난 뒤에도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정당을 만들자"며 "그래서 제안한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했다.

민주당은 임 교수가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한 것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당 법률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임 교수와 경향신문을 최근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고발 사실이 전날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민주당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야당은 일제히 '언론자유 말살'이라며 반격했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정권을 비판하면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독재적 행태를 보인 것"이라며 "이름에만 '민주'가 들어있지 행태는 반민주적"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행태는 도저히 납득할수 없다"며 "민주당의 이번 고발은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인사들도 SNS 등을 통해 고발 조치를 공개 비판하여 총선에 미칠 후폭풍을 우려했다.

민주당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종로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전날 오후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에게 고발 취하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가 지역구인 재선의 홍의락 의원은 "오만이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다. 민주당 이야기"라며 "민심은 하늘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임 교수의 작은 핀잔도 못 견디고 듣기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했다.

3선의 정성호 의원도 "오만은 위대한 제국과 영웅도 파괴했다"며 "항상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가치의 상대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종 커뮤니티와 SNS 상에서는 '민주당만 빼고' '우리가 임미리다'라는 해시태그(#)가 붙은 게시물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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