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김성현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조 회장을 대신할 사내이사 후보를 제안하며 재반격에 나섰다.

조원태 회장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대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그룹과 연대하자 조 전 부사장의 기반인 레저사업을 매각하며 반격에 나선 바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반도건설그룹 등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3자 연합)은 13일 “한진그룹 정상화 첫발을 내딛기 위해 한진칼에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3자 연합은 조원태 회장 등을 대신할 사내이사를 추천했다.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중국총괄 부사장, 김치훈 전 한국공항 통제본부장 등이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거론됐다. 

현재 한진칼은 조원태 회장과 석태수 한진칼 사장이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 같은 주주제안은 3월 임기가 만료하는 조원태 한진칼 대표의 연임에 반대하면서 석태수 한진칼 사장과 사내이사를 구성할 후보를 추천한 것이다.

3자 연합은 한진칼 이사진 개편을 위한 사외이사도 추천했다.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교수, 이형석 수원대 공과대학 교수,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 등 4명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제안했다.

이와 함께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현직 사외이사는 이성욱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 주인기 국제회계사연맹 회장, 신성환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주순식 법무법인 율촌 고문 등이 맡고 있다.

이중 이석우 변호사의 임기가 조원태 회장과 같이 3월에 끝난다.

3자 연합은 이석우 변호사의 연임을 반대하면서 기존 6명(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이었던 이사진을 11명으로 개편하자고 주장했다.

이유에 대해서는 “참신하고 능력 있는 전문경영인과 외부 전문가를 선임해야 한진그룹이 위기를 벗어나고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자 연합은 전자투표제도 요구했다. 일반주주들의 지지를 유도해 주주총회를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한진칼 이사회가 남성으로만 구성되지 않도록 한진칼 정관에 양성 확보 규정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진칼은 2월 말 이사회를 개최하고 주총 안건을 확정할 예정이다. 주총은 3월말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조원태 회장의 우호지분은 자신의 지분 6.52%에 이명희 고문(5.31%), 조현민 전무(6.47%), 정석인하학원등 특수관계인(4.15%), 델타항공(10%)를 합해 총 33.45%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자신의 지분 6.49%에 KCGI 17.29%, 반도건설 8.20% 지분을 더해 31.98%의 우호지분을 확보했다.

주총장 캐스팅 보트는 4.11%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총 과반 추정치는 지난해 주총 참석률(77.17%)을 기준으로 38~43%로 추정되고 있다.

즉 국민연금 지분과 함께 5% 이상의 일반주주의 지지를 얻는 쪽이 한진그룹의 주인이 된다.

3자 연합의 이 같은 주장에 한진칼측은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