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뉴시스

[포쓰저널=김성현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회장직을 빼앗길 위기에 몰렸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그레이스홀딩스(KCGI), 반도건설과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조 회장 몰아내기에 시동을 걸었다. 

31일 법무법인 태평양은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명의의 3자 공동 입장문을 통해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에 뜻을 모았다”고 발표했다.

조원태 회장에게 물러나라며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이들은 "다가오는 한진칼의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와 주주제안 등 한진그룹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활동에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며 “그동안 KCGI가 꾸준히 제기해 온 전문경영인제도의 도입을 통한 한진그룹의 개선 방향에 대해 기존 대주주 가족의 일원인 조현아 전 부사장이 많은 고민 끝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새로운 주주인 반도건설 역시 그러한 취지에 적극 공감함으로써 전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고 했다.

3월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해임과 함께 새로운 전문경영인 도입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대한항공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6.49%를 갖고 있다. KCGI는 17.29%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반도건설 계열사(한영개발, 대호개발, 반도개발 등)는 6.2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들 공동전선의 지분은 30.06%다.

조원태 회장은 자신의 지분 6.52%에 정석인하학원 등 특수관계인 4.15%, 델타항공 10% 등을 더해 우호 지분이 20.67%에 불과하다.

5.31% 지분을 가진 이명희 전 이사장과 6.47% 지분의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누구에게 힘을 실어줄지가 관건이다.

두 사람의 지분이 조원태 회장에게 더해진다면 조 회장도 33.45%의 지분을 확보해 3자 연합을 앞서게 된다.

다만 이명희 전 이사장은 현재까지 조현아 전 부사장과 뜻을 같이하는 것으로 전해져 조원태 회장의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진칼 지분 4.11%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도 중요한 변수다.

가족들에 이어 국민연금까지 조원태 회장에게 등을 돌린다면 지난해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고(故) 조양호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잃은 것과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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