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포쓰저널=김성현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최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버지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유지’를 지키기 위함이라고 한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23일 법률대리인인 홍용호 변호사를 통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의 분쟁상황을 밝혔다.

이후 한진칼의 주주들과 모종의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KCGI(강성부 펀드), 반도건설과도 물밑 접촉이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각각 한진칼의 지분 15.98%와 6.28%를 각각 갖고 있다.

고 조양호 회장의 세 남매인 조원태 회장, 조현아 전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각각 6.46%, 6.43%, 6.4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세 남매 중 누구도 압도적인 지분으로 그룹 총수를 자처할 수 없는 수준이다.

각 개인으로 보면 KCGI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기껏해야 반도건설과 비교가능하다.

고 조양호 회장이 유지는 “가족들이 협력해 화합을 통한 공동 경영을 유지하라”는 것이다.

이들 세 남매의 지분을 보면 조 회장이 정말로 남기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재차 느끼게 된다. 셋이 모여야 각각의 대주주가 아닌 ‘한진家’가 된다.

전래동화 ‘금을 버린 형제’에서 두 형제는 길에 떨어진 금덩어리를 보고 각자의 욕심에 의가 상한다. 말로는 서로를 위했지만 마음의 욕심을 버리지는 못했다.

결국 형제는 금덩어리를 버리면서 사이를 회복한다. 이 전래동화에서 형제의 아버지는 싸리나무 한 줌 같이 부러뜨리라고 하면서 형제에게 “힘을 합하면 못하는 일이 없다”는 유언을 남긴다.

그런데 조 전 부사장은 고 조양호 회장이 세 남매가 함께 부러뜨리라고 내민 싸리나무 한 줌을 아버지의 재산을 탐하는 이웃에게 내민 꼴이다. 그룹을 걸고 뒷거래를 하고 있는 것이다.

3월 주총 '표 싸움'서 조 전 부사장이 KCGI, 반도건설 등과 손 잡고 반대표를 던지면 동생인 조원태 체제 그룹 경영에 금이 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조원태 회장도 화합을 원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선대 회장님의 유지에 따라 한진그룹을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고 이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 한진가의 성씨가 ‘조’씨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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