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맨 노조가 15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에 임금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할것을 촉구하고 있다./사진= 공공운수노조 쿠팡지부 제공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공공운수노동조합 쿠팡지부가 열악한 쿠팡맨 노동환경을 개선해 달라며 쿠팡에 성실한 자세로 임금 단체교섭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쿠팡맨 노조는 15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서 성실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쿠팡맨 노조는 쿠팡이 2018년부터 임금 단체교섭을 시작했지만 17개월째 제대로된 논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쿠팡맨들의 노동환경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쿠팡맨 노조는 ▲6년째 임금동결 ▲ 비정규직 양산화를 통해 정규직과 배송경쟁 심화 ▲ 배송물량증가에 따른 노동강도 심화 ▲ 전환배치 및 수시로 바뀌는 업무환경 ▲ 고정 야간배송 노동강도 증가 등을 문제삼고 사측과 교섭 중이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합의도 이루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한별 공공운수노조 쿠팡지부 조직부장은 “논의되어야 할 쟁점 들 중 일부는 단체협약 요구안에 반영되어있지만, 쟁점에 대한 논의 자체가 17개월째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교섭 시작부터 쿠팡노조의 단체명이나 교섭문 문구 하나하나를 지적하며 시간 끌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4월 쿠팡맨 임금체계 시스템 변경과 관련해 쿠팡은 전 대표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업체에 연구용역을 맡기고 연구결과를 일방적으로 적용했다”고 주장했다.

하웅 쿠팡지부 지부장은 “얼마전 전주캠프 관리자의 공지 도중 불쾌한 단어선택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는데, 관리자로부터 폭언을 들었다. 또한 이 사건으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돼 2개월 감봉이라는 징계를 통보받았다”며 “교섭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노조 지부장에 대한 이런 징계는 부당하다. 이번 징계는 노조에 대한 회사의 정치적인 판단이며 이는 곧 부당노동행위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진영 쿠팡지부 조직부장은 "업무량이 배로 늘어도, 근무지와 근무시간이 바뀌는 것에 대해 끊임 없이 적응하기를 요구만 하는 회사에 대해 우리 쿠팡맨은 지쳤다"며 "급여는 5년 동안 동결이고 물량은 매년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감당할 수 없는 물량 배정을 받고는 한다. 기업이 성장한 만큼 그 성장을 함께한 우리들에게 그만큼의 대가를 바랄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높은 퇴사율, 무분별한 계약해지로 인해 사람만 바뀔 뿐 쿠팡맨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버텨야 할지 모르겠다. 쿠팡맨뿐만 아니라 캠프리더 또는 관리자라고 부르는 CL도 하루 12시간에서 많게는 18시간까지 근무하다 버티지 못해 퇴직하기도 한다”며 사람을 연료로 삼아 성장하는 쿠팡의 과도한 노동제도에 대해 비판했다.

쿠팡맨 노조 관계자는 “최근 쿠팡맨 라이트라는 제도가 나오면서 기존 비정규직 쿠팡맨들과 라이트 쿠팡맨들이 나뉘게 됐다. 쿠팡은 이를 통해 쿠팡맨들끼리 배송실적 경쟁을 시키고 있다. 어떤 쿠팡맨은 자신들이 승자가 남을 때까지 싸워야하는 배틀로얄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쿠팡은 쿠팡맨을 기존 시급제 비정규직인 ‘노말’ 쿠팡맨, 노말 쿠팡맨 대비 75% 배송물량을 처리하는 ‘라이트’ 쿠팡맨으로 등급을 나눠서 임금을 차등지급하고 있다.

쿠팡맨 노조에 따르면 본사에서 기존 물량을 모두 처리하지 못하는 시급제 ‘노말’ 쿠팡맨들이 자발적으로 ‘라이트’ 쿠팡맨으로 내려가도록 압박을 가한다고 한다.

라이트 쿠팡맨은 근무시간은 같지만, 노말 쿠팡맨 보다 25% 적은 배송물량을 처리한다. 기본급 역시 ‘노말’은 213만원, ‘라이트’는 174만원으로 차등 지급된다.

초과 배송물량에 대한 인센티브는 기존 쿠팡맨은 700원, 라이트 쿠팡맨은 500원으로 차등해서 지급받고 있다.

정진영 쿠팡지부 조직부장은 쿠팡에 “이젠 바뀔때다. 회사가 좋아하는 변화에는 우리 직원들을 위한 변화도 있어햐 한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변화가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임금동결 등 노조의 일방적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성실히 교섭을 진행하고 있으나 상호간의 입장차이로 합의되지 않은 것이다. 쿠팡은 현재도 계속 쿠팡맨을 직접고용하고 있고 직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시급제 쿠팡맨에 대해 "시급에 더해서 인센티브제도도 함께 운영해 월급 형태로 나가기 때문에 단순히 시급제 쿠팡맨이라는 말은 맞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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