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김성현 기자] SK이노베이션은 1일부터 시행된 IMO2020 규제가 오히려 자사에 수혜가 됨과 동시에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6일 밝혔다.

IMO2020은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는 황산화물 함유량 규제 조치를 말한다. 선박용 연료유의 황 함량을 0.5% 이하로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새 환경규제인 IMO2020 시행을 앞둔 지난해 말부터 선사들은 저유황 연료유를 시험하거나, 비축량을 늘리는 등 대응에 나섰다.

11월 싱가폴항구 선박연료 판매량을 보면, 고유황유 판매는 급감한 반면 선박용 경유와 저유황유 판매는 급증했다.

고유황유 판매는 전월비 31.2% 하락한 188.9만톤을 기록했고, 저유황유 판매는 전월비 188.7% 증가한 165만톤을 기록했다. 선박용 경유 판매량 역시 전월비 24.7% 증가한 43만톤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제품 수출 및 트레이딩 전문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하 SKTI)도 국내 업체 중 유일한 ‘해상 블렌딩 비즈니스’를 2018년부터 확대해 운영하며 저유황중유 시장 선점에 나선 바 있다.

SKTI는 2010년부터 싱가포르 현지에서 초대형 유조선을 임차해 블렌딩용 탱크로 활용, 해상에서 반제품을 섞어 저유황중유를 생산하는 ‘해상 블렌딩 사업’을 운영 중이다.

2018년 월 10만톤 규모로 공급했던 물량을 지난해 월 60만톤 규모로 공급했다. 황함량이 0.1% 이하인 초저유황중유 물량도 2배 가량 늘렸다.

SKTI는 한국에서 18개 선사와 저유황유 장기 계약을 맺는 등 안정적인 거래선 확보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올 해는 저유황중유 해상 블렌딩 사업을 통해 연 33백만 배럴을 시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자회사인 SK에너지는 지난 2017년 11월, 약 1조원 투입을 통해 SK울산 Complex내에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 Vacuum Residue Desulfurization)건설에 돌입했다.

VRDS는 고유황 중질유를 원료로 0.5%저유황중유, 선박용 경유 등 하루 총 4만 배럴의 저유황유를 생산할 수 있다.

SK에너지는 초기 VRDS 가동 효과 극대화를 위해 설계·구매·건설 기간 단축, 품질관리 실행 등을 통해 완공 시점을 올해 1월로 3달 가량 앞당겼다.

시험가동을 마친 후 3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하게 되면 SK에너지는 역내 압도적인 규모로 저유황유를 공급하는 업체로 발돋움한다.

SK에너지는 지난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VRDS 가동 후 EBITDA 기준 매년 2000~3000억원의 추가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증권 강동진 연구원은 “11월 싱가폴항구 저유황중유, 선박용 경유 판매량 급증과 고유황중유 판매량 급감을 확인했다”며 “결국 저유황유 판매 증가 및 가격 상승은 선박용 경유 블렌딩을 위한 디젤 수요 증가 및 디젤 마진 개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따라서 정제마진 개선에 따른 국내 정유사들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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