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홍콩 시내에서 시민들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AP뉴시스

[포쓰저널] 홍콩에서 새해 첫날부터 대규모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벌어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국가 두 체제)를 강조하며 행정장관 직선제 등 시위대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홍콩에서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개최돼 도심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민간인권전선(CHRF)은 이날 시위 참가자가 100만 명 이상이었다며 작년 6월 9일 개최된 첫 번째 대규모 시위보다 인원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경찰 측 집계 인원은 약 6만 명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불법 집회와 공격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400명 이상이 체포됐다. 지난해 6월 시위가 시작된 이래 하루 동안 체포된 인원 중 가장 많다.

시위대는 정부에 경찰 진압에 대한 독립 수사, 체포된 시민들의 사면, 행정장관 직선제 등을 거듭 촉구했다.
 
이날 시위와 행진은 지난해 11월 구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범민주 진영 인사들이 앞장섰다. 새로 설립된 노동조합들도 시위에 가세하면서 파업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부 시위대는 도로를 봉쇄하고 화염병과 쓰레기를 투척했다. HSBC은행 분점과 상점, 신호등을 파손하기도 했다. 경찰은 최루가스와 물대포, 후추 스프레이 등으로 시위대 강제해산에 나섰다. 

CHRF는 성명을 통해 "2020년 첫날부터 경찰은 터무니없는 변명으로 올해 첫 허가된 집회를 해산시키려고 했다"면서 "홍콩 정부는 대중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홍콩시민의 결사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에서 촉발된 홍콩 반정부 시위는 작년 6월부터 7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캐리 람 장관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반정부 시위 장기화로)슬픔, 불안, 실망 심지어 분노가 조성됐다"면서 "우리 모두는 이 곤경이 끝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겸허하게 목소리를 듣겠다면서도 일국양제 원칙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신년사에서 마카오의 사례를 들며 "홍콩 역시 일국양제 원칙 아래 번영과 안정을 이루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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