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회 CJ ENM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상암동 CJ ENM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엠넷 '프로듀스 X 101'등 오디션 프로그램 투표(순위) 조작과 관련,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포쓰저널]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X 101’ 순위 조작 사건과 관련해 모회사인 CJ ENM이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순위 조작은 PD 개인의 일탈일 뿐 조직 차원의 개입이나 고위 관계자의 관여는 없었다며 선 긋기에 치중,  '꼬리 자르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CJ ENM은 또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이나 문자투표에 참여한 시청자 환불에 대한 구체적 계획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조작전 원래 순위 공개 요구에 대해서도 "피해 보상에 도움되는 부분이 아니"라며 "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이날 허민회 대표는 조작 의혹 중심에 있는 프로듀스 48과 프로듀스 X 101를 통해 결성된 '아이즈원'과 '엑스원'이 활동을 재개한다고 예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경찰은 엠넷의 또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돌 학교'에서도 투표 조작이 있었던 점을 확인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30일 CJ ENM 허민회 대표는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이번 사태는 변명의 여지없이 저희의 잘못이다.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거듭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허민회 대표는 프로듀스 시리즈를 통해 지금까지 거둬온 이익과 향후 발생할 이익 모두 K팝 발전을 위해 내놓겠다고 했다.

참여한 소속사와 그룹 멤버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을 제외한 약 300억원을 기금 또는 펀드로 조성해 K팝 가수의 해외 진출 지원, 작곡가와 언더그라운드 가수 지원, 중소 기획사 신인 발굴 등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 대표는 또 "내부 방송윤리강령을 재정비하고 관련 교육을 강화토록 하겠다"면서 "이를 통해 잘못인 줄 알면서도 관행처럼 하고 있는 일은 없는지, 시청률만 쫓다가 기본 윤리를 저버리는 일은 없는지 철저하게 살피고 고쳐 나가겠다"고도 약속했다.

하지만 책임자 문책과 구체적 피해 보상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두루뭉술한 태토를 취했다.

프로듀스 시리즈를 제작하고 총괄한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등 제작진 3명에 대해선 재판 결과가 나야와 징계 수위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조작 의혹 중심에 있는 '아이즈원'과 '엑스원'이 활동을 재개한다고 예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신윤용 CJ ENM 부문 커뮤니케이션담당은 엑스원, 아이즈원의 활동재개와 관련 "멤버들이 사실상 아무런 잘못이 없다. 이들을 좋아하는 팬들의 지지 의견이 많다“며 "아이즈원은 협의를 마치는 대로 활동을 재개할 것이고 엑스원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번 조작 논란은 지난 7월 프로듀스 네 번째 시리즈인 프로듀스 X 101의 생방송 결선 투표에서 순위 차이의 표가 똑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는 것을 시청자들이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결국 프로듀스 X 101과 전년도 시리즈인 '프로듀스 48'이 조작됐다는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면서 각각 시리즈를 통해 결성된 '엑스원'과 '아이즈원'은 활동을 중단했다. 시즌1의 '아이오아이'와 시즌 2의 '워너원'도 조작 의심을 받으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지난 20일 업무방해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CJ ENM 소속 제작진인 PD 안모씨와 CP(책임프로듀서) 김모씨 등 8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안씨 등 제작진은 특정 기획사의 연습생이 최종 데뷔 그룹으로 선발될 수 있도록 투표수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지난 3일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기획사 임직원들은 자사 연습생이 많은 득표를 할 수 있도록 제작진들에게 접대 등을 한 혐의도 받는다.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프로듀스X101과 더불어 이전에 방영된 '프로듀스48'의 순위 투표를 조작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워너원'을 배출한 시즌2에서 1차 투표에서 60위 밖의 연습생 1명의 순위를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시청자들의 생방송 문자 투표가 반영되는 4차 투표 결과도 조작해 결국 최종 선발 11명 가운데 1명을 부정하게 포함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그룹 '아이즈원'과 '엑스원’을 배출한 시즌3·4에서는 아예 처음부터 최종 선발 멤버를 미리 정해두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씨 등의 2차 공판준비기일은 다음달 14일 오전 10시20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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