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알고싶다 김성재 사망사건 편/SBS

[포쓰저널] SBS TV '그것이 알고싶다'가 21일 밤 방송하려던 고 김성재 사망사고 편이  또다시 법원 결정에 의해 불발되면서 제작진은 물론 그알 팬들을 중심으로 한 네티즌들의 법원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부글거리고 있다.

그것이알고싶다 제작진은 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만 김성재 편 취재와 방송시도를 계속할 의향임을 분명히 했다.

그것이알고싶다 제작진인 SBS 배정훈 피디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아직 이 방송 포기하지 않았다"고 썼다.

배 피디는 "결코, 해당 재판부의 판결을 인정하기 때문이 아니다. 사법부라는 이름의 기관에서 시작되는, 이 사회의 질서와 약속을 존중할 뿐이다"며 "어쩌면, 누군가와 꼭 닮았을, 그런 반칙과 편법을 선택하지 않은 것 역시 그런 이유겠죠"라고 했다.

앞서 김성재의 전 여자친구인 김모씨는 대형로폄을 통해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그알 김성재 편에 대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김씨는 그알 방송이 자신의 명예 등 인격권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고 신청이유를 주장했다.

사건은 지난 8월 같은 내용의 가처분 건을 심리했던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반정우 부장판사)에 또다시 배당됐다.

재판부는 20일 “이전 방송과 이번 사건 방송은 구체적인 이유만 다를 뿐 결과적으로 시청자들로 하여금 ‘신청인이 김성재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면서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피신청인(그알 제작진)은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방송을 기획했다고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확인되지 않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국민의 알권리 충족이나 올바른 여론 형성에 기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방송금지 처분 이유를 댔다.

재판부는 또 이번 방송이 전 여자친구 김씨가 졸레틸을 추가로 구입하고 김성재에게 황산마그네슘을 투약했다는 의혹도 다루고 있는데 이들도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며 "불특정 다수 사람이 방송을 시청해 신청인의 인격과 명예보다 중대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지난 8월에도 김성재 편을 내보내려 했으나 김씨가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같은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무산된 바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이날 본방송에서 진행자 김상중의 오프닝과 클로징 멘트를 통해 법원의 방송불가 판단에 대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제작진은 법원의 이번 결정이 '그것이 알고싶다'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판단, 깊은 유감을 표명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것이알고싶다는 이날 김성재 사망사고 대신 '문경 십자가 사건', '포천 여중생 사건',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 '익산 약촌오거리 사건' 등 과거 방송 내용들의 에피소드들로 채운다.

그알 제작진은 이들 미제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진정성을 강조하며 "고 김성재 편과 소재는 다르지만, 안에 담긴 메시지는 다르지 않다는 걸 알아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내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그것이알고싶다 프로그램이 선정적이라고 보는 일부 시각 역시 오해라고 일축하며 "과학적 검증을 늘 중요하게 생각하며 오만하지 않으려 노력한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네티즌들은 대체로 법원의 김성재 편 방송불가 결정에 반발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김성재 사건 재판에서 보인 법원의 극단적인 오락가락 판단 자체가 불신을 부른 원인이라고 지적하는 네티즌들이 다수다.

김성재 사망사건 재판에서 1심 법원은 전 여자친구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반면 2심과 대법원은 무죄로 판단했다.

법원이 김성재 편 방송을 거듭 막는 것이 대법원의 무죄 판결의 오류가 드러나는 것을 꺼리는 '조직이기주의'에 기인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판사 한두명의 판단에 의해 국민적 의혹을 다룬 방송이 사전에 아예 차단되어버리는 현행 언론 방송 관련 제도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국민의 알권리와 관련된 사전 제한 조치는 일종의 사전 언론검열에 해당하는 만큼 이 분야 비전문가인 판사가 아니라 언론중재위원회와 같은 언론 전문기구에서 다수결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지적이다.

김성재 전 여자친구가 주장하는 명예훼손 등에 대한 우려는 방송 이후에도 고소와 소제기를 통해 최종적으로 법원이 판단하게 하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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