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신화'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별세...세계경영 이끈 '한강의 기적' 주역

염지은 기자 승인 2019.12.10 05:02 | 최종 수정 2019.12.10 13:15 의견 0
대우그룹 김우중 전 회장과 부인 정희자 여사가 2017년 3월 22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에서 열린 대우그룹 창업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포쓰저널] '셀러리맨 신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오후 11시 5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김 전 회장이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8월 말 이후 건강이 나빠져 통원 치료를 하다 지난 연말부터 증세가 악화돼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에 입원해 투병생활을 해왔다. 아주대는 고인이 생전에 설립한 학교다.
 
김 회장은 삼성 이병철, 현대 정주영 회장과 함께 '한강의 기적'을 이끈 3대 기업인으로 평가받는다.

샐러리맨에서 시작해 거대 재벌을 일군 고인은 70~80년대 서민 출신 학생들에게는 대한민국 1호 롤모델로 존경받았다.

김 회장은 섬유 수출업체인 한성실업에 근무하던 1967년, 트리코트 원단생산업체인 대도섬유의 도재환씨와 함께 대우실업을 창업했다. 

대우(大宇)는 대도섬유의 대(大)와 김우중의 우(宇)를 따서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재계 서열 2위까지 올라갔던 대우그룹과 김 회장은 1997년 외환위기로 치명적인 타격을 받고 결국 그룹 해체의 순간까지 맞았다.

김 회장은 1990년대 동유럽의 몰락을 계기로 폴란드와 헝가리, 루마니아, 우즈베키스탄 등지에서 자동차공장 등을 인수하거나 설립하며 세계경영을 본격화했다.

대우그룹은 1998년 기준 396개 현지법인을 포함해 해외 네트워크가 모두 589곳에 달했다. 해외고용 인력만 15만2000명이었다. 당시 김 회장은 1년 중 280일을 해외에 머물기도 했다.

1997년 11월 엄습한 외환위기는 특히 세계경영에 집중했던 대우그룹에 치명타를 안겼다.

대우그룹은 1999년 말까지 41개 계열사를 4개 업종, 10개 회사로 줄인다는 내용의 구조조정 방안을 내놨지만, 1999년 8월 모든 계열사가 워크아웃 대상이 되면서 그룹은 끝내 해체됐다.

김 회장은 대우그룹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돼 2006년 징역 8년6월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7조9253억원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2008년 1월 특별사면됐다.

말년에는 '제2의 고향' 베트남 등에서 글로벌 청년사업가 양성 프로그램에 주력하며 명예회복에 나섰다.

고인은 2014년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가 집필한 대화록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에서 대우그룹의 해체는 당시 경제관료들의 정치적 판단 오류 때문이었다는 '대우그룹 기획 해체론'을 주장했다.

대우 관계자에 따르면 김 회장은 "청년들의 해외진출을 돕는 GYBM 교육사업의 발전적 계승과 함께 연수생들이 현지 취업을 넘어 창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체계화해줄 것"을 유지로 남겼다. 
 
전·현직 대우그룹 임직원 모임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베트남·미얀마·인도네시아에서 '글로벌 청년사업가 양성사업(GYBM)'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대학 졸업생을 선발해 동남아 현지에서 무료로 취업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김 전 회장은 건강이 악화되기 직전에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GYBM 교육 현장을 다녀왔다

유족으로는 미망인 정희자 전 힐튼호텔 회장, 장남 김선협 ㈜아도니스 부회장, 차남 김선용 ㈜벤티지홀딩스 대표, 장녀 김선정 (재)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사위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등이 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진행된다.
 
빈소는 아주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이다. 조문은 10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영결식은 12일 오전 8시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장지는 충남 태안군 소재 선영이다.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연보

1936년 대구 출생
1960년 연세대 상대 경제학과 졸업
1960년 한성실업 입사
1967년 대우실업 상무
1970년 대우실업 사장
1976년 대우중공업 사장
1978년 대우조선 사장
1979녀 대우개발 사장
1980년 한국중공업 사장
1981년 대우그룹 회장
1999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2010년 대우세계경영연구회 명예회장
2019년 12월9일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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