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증거인멸' 전원 유죄...이재용 '수동적 뇌물' 주장에도 타격(종합)

김지훈 기자 승인 2019.12.09 18:03 | 최종 수정 2019.12.30 10:00 의견 0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증거인멸 등 혐의로 기소된 삼성전자·삼성바이오·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 8명이 1심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삼성전자 소속 부사장 3명은 징역형 실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이 사건의 본안인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 건에 대해서도 이달 중 수사를 마무리하고 유혐의자들을 기소할 예정이다.

증거은멸이 유죄로 된 만큼 이의 전제가 되는 분식회계에 관여한 삼성 임직원들에게도 유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는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유리한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인 만큼 향후 검찰 수사가 어느 선 까지 갈 지 주목된다.

이날 판결은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뇌물공여 파기환송심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 측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압력과 협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수동적으로 뇌물을 줄 수 밖에 없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번 판결은 이런 논리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및 증거인멸이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 과정에서 그룹 차원에서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적극적으로 공여할 이유가 충분했다는 방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24부(소병석 부장판사)는 9일 오후 2시 삼바 분식회계 증거인멸 및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이왕익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 등 삼성 임직원 8명에 대한 선고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이왕익 삼성전자 부사장에게 징역 2년, 박문호 삼성전자 인사팀 부사장에게 1년 6개월, 김홍경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나머지 임직원들의 경우 ▲서보철 삼성전자 보안선진화 TF 상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80시간 ▲백상현 삼성전자 사업지원 TF상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80시간 ▲양철보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80시간 사회봉사 ▲이모 삼성 바이오에피스팀장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 ▲안모 삼성바이오로직스 대리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국민적 관심사안인 회계부정 사건에 대해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대대적으로 증거를 인멸·은닉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일반인은 상상하기 어려운 은닉 방식으로 사회에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고 질타했다.

또 "스스로 떳떳했다면 자료를 숨길 것이라 아니라 해명하는 것이 정당했고, 범행을 정당화할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10월 2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범행에 동원된 인원과 증거자료 숫자 등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증거은닉 사건”이라며 이 부사장에게 징역 4년, 박 부사장과 김 부사장에게 각각 징역 3년 6개월, 서 상무·백 상무·양 상무에게 각각 징역 3년, 이 부장에게 징역 2년, 안 대리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이들은 삼성바이오의 분식 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예상되던 지난해 5월부터 삼성바이오와 자회사 삼성에피스의 내부 문건 등을 은폐·조작하도록 지시하거나 직접 실행한 혐의를 받는다.

삼성 임직원 8명 중 삼성전자 소속 부사장 3명은 지난해 5월 1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분식회계 관련 조치 사전통지서를 받은 뒤 5월 5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이른바 '어린이날 회의'에 참석, 주도적으로 검찰 수사 대응책을 논의하며 증거인멸을 도모한 혐의를 받았다.

이에 검찰은 삼성그룹 차원의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이 부사장 등이 하급자들에게 조직적 증거인멸을 지시한 것으로 봤다.

백 상무와 서 상무는 금융감독원이 감리를 위해 삼성에피스에 회계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이를 조작해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말 삼성바이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예상되자 삼성바이오 회계처리 등 관련 자료 일체를 조직적으로 인멸한 혐의도 있다.

양 상무와 이 부장은 백·서 상무 등의 지시에 따라 직원들의 컴퓨터와 이메일·검색기록을 비롯해 휴대전화를 검사하고 분식회계와 관련된 키워드 ‘이재용 부회장’, ‘합병’, ‘지분매입’, ‘미래전략실’ 등의 단어가 포함된 자료들을 삭제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안 대리는 윗선 지시에 따라 다수 공용서버와 직원 노트북 수십대, 저장장치를 삼성바이오 공장 바닥에 묻는 등의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증거인멸 사건의 본안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의 범죄 성부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검찰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본안에 대해서도 올해 안으로 수사를 마치고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이날 재판부는 삼성 임직원들에게 형을 선고한 후 “피고인들이 유죄 인정된 행위에 대해 걸맞은 책임을 지고 이후 이 사건을 계기로 심기일전해 법적 절차에 따라 노력하고 개선하기를 기대하고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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