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오른쪽 두번째)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포쓰저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가 2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철회를 거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향해 맹공을 퍼부으며 정면돌파를 위한 분위기 잡기에 나섰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의회 쿠데타"라고 비난하며 한국당이 이를 계속 고수할 경우 더이상 대화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이 정의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 우호세력을 아우른  '4+1 협의체' 등 연합전선을 형성해 '살라미 임시국회' 등 돌파구를 찾을 채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살라미'는 잘게 썬 이탈리아 드라이 소시지를 뜻하는데, '살라미 임시국회'는 정기국회 이후 초단기 임시국회를 잇따라 열어 공직선거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형사소송법, 검찰청법 등 패스트트랙 상정 법안과 민생 관련 법안을 등을 차례로 통과시킨다는 전략을 말한다.

국회법 상 정기국회와 2, 4, 6, 8월 임시국회를 제외한 임시국회는 회기 제한이 없다.

예컨대, 하루짜리 임시국회에 1개 법안을 상정하면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하더라도 바로 다음 임시국회에서는 해당 법안을 의결하는 것이 국회법 상 가능하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을 겨냥해 "이런 식으로 한다면 199번의 임시국회를 열어야한다는 소리"라며 "국가기능을 정지시키고 자기 맘대로 하겠다는 것이 바로 쿠데타다. 민생법안을 인질로 국회에 해를 가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런 사람들하고는 협상을 할 수 가 없다. 대화를 할 수가 없다"며 "더 이상 한국당에 끌려다니지 않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1988년부터 정치를 시작했는데 199개 법안을 필리버스터해서 국회를 마비시키는 일은 그동안 한번도 없었다"며 "상식이하"라고 한국당을 비판했다.

그는 "자신들이 합의한 법, 여야 이의가 없는 법들을 가지고 무제한 토론으로 국회를 마비시킨다면 앞으로 어떤 법을 합의하고 토론할 수 있겠나"며 "몰지각하기도 하고 후안무치한 이런 행위를 한국당이 지금 국회에서 몇번째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199개 전체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 신청을 정식으로, 공개적으로 취소해야 하고 같은 법안에 대해 다시는 필리버스터 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이것이 한국당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회에 한국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회법 절차에 따라 한국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과 정치세력 연합해 국회를 민주적 운영하고 정상화할 수 있는 방안도 얼마든 열려있다. 한국당이 빠지니 국회가 더 잘 돌아간다는 평가를 받는 기회를 우리가 만들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가 전날 시사한 군소 우호 야당과의 '4+1 협의체'의 본격 가동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국민을 소중히 생각하는 것들을 외면해 국민을 외면한 한국당은 결국 국민에게 외면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민생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으면 국민을 외면하지 않는 모든 정치세력들과 함께 법안을 처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삭발, 상상을 초월하는 무리수, 기상천외한 발상은 한국당이 국민 다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닌 소수 기득권을 선택하는 결과라고 판단한다"며 "국민을 외면하는 정치, 국민 위에 군림하는 정치는 반드시 국민들께서 끝장내실 것"이라고 했다.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통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상식 이하의 후안무치한 거짓말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며 "한국당은 철면피한 거짓말을 멈추고, 지금이라도 민생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고 정상적인 국회운영에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정 원내대변인은 "심지어 나경원 원내대표는 ‘민식이법을 막은 것이 민주당’이라며 덮어씌우기 식 거짓말 정치를 하고 있다"며 "지난주 금요일 나 대표는 교통사고로 자식을 잃은 부모님들 앞에서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이라면 민식이 법을 통과시켜주겠다’며 아이들을 볼모 삼아 자신들의 당리당략을 챙기겠다는 의도를 밝힌 바 있다"고 했다.

그는 "피해 아동 부모들은 ‘우리 민식이, 해인이, 하준이, 태호가 정치협상의 카드가 되어야 하냐’고 피눈물 흘리며 절규했지만, 나 대표는 이들을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나 대표가 최소한의 양심을 가지고 있다면, 오리발 내밀기식, 덮어씌우기 식의 뻔뻔한 거짓말을 계속 할 수 없는 것이다"며 "지금이라도 필리버스터 철회를 약속하고 민생법안 처리에 협조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나 대표는 민생을 외면한 ‘국회 실종’ 사태 초래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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