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3구역, 초유의 "입찰 전면 무효"초강경조치, 왜?

"평당 7200만원 보장"..문재인 정부 사활건 집값안정책에 정면 배치
서울시 "입찰무효 수용않을 땐 조합도 도정법 위반 수사의뢰" 강공

오경선 승인 2019.11.26 18:48 | 최종 수정 2019.11.27 03:19 의견 0

서울시 용산구 한남3구역 전경./사진=오경선 기자


[포쓰저널=오경선 기자] 공사비 2조원 규모 정비사업으로 눈길을 끌었던 서울시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이 건설사들의 과열경쟁으로 암초에 부딪혔다.

해당 사업장의 시공사 입찰 경쟁이 과열되자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26일 GS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 3개 건설사에 대한 검찰 수사의뢰를 결정했다.

3개 건설사의 입찰무효 및 재입찰 등 시정조치도 조합에 통보했다.

3개 건설사가 제안한 우회적 지원책이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서 금지하는 재산상 이익 제공에 해당된다는 것이 국토부 측 설명이다.

그 중에서도 GS건설이 제안한 ‘일반분양가 7200만원 보장’이 가장 문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 위반 사안에 해당될 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사활을 걸다시피한 집값 안정 정책에도 정면으로 위배되는 내용으로 국토부의 미움을 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까지 도입하며 집값 안정에 사활을 걸고있는 상황에서 GS건설의 입찰 제안 내용이 고분양가에 불을 붙였다는 것이다.

GS건설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을 경우를 조건으로 일반분양가를 3.3㎡당 7200만원까지 보장해주겠다고 제안했다.

만약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에는 100% 대물 인수하겠다는 조항도 추가했다.

한남3구역 인근 고급주택인 ‘나인원 한남’의 경우 지난해 3.3㎡당 6000만원대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분양보증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했다.

HUG는 나인원 한남의 평당 분양가격을 4700만원으로 허용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상한제 도입하고 나서도 서울 집값이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국토부가 GS건설의 분양가 보장안을 좋게 봤을 리 없다”고 했다.

GS건설은 ▲조합원 분양가 3.3㎡당 3500만원 이하 보장 ▲상업시설 분양가 주변 시세의 110% 보장 ▲이주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90% 보장 ▲조합사업비 전액 무이자 ▲조합원 분담금 입주시 100% 보장 등 3사 중에서도 가장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대림산업의 경우 임대주택 제로(0), 현대건설은 인테리어비용 환급 및 세대당 이주비 5억원 보장안 등을 제시했다.

국토부는 사업비·이주비에 대한 무이자 지원은 재산상의 이익을 직접적으로 제공하는 것이고 분양가 보장과 임대주택 제로 등의 제안은 시공과 관련 없는 것으로 간접적으로 재산상 이익을 약속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도정법 제132조에서는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받거나 제공의사 표시를 승낙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GS건설과 현대건설이 한남3구역 재개발과 관련해 주민들에게 제안한 내용의 일부.


시공사 선정 단계에서의 혁신설계안도 문제가 되고 있다. 혁신설계란 재개발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설계안을 폐기하고 새로운 설계안을 만들어 인가를 다시 받는 것이다.

입찰에 참여한 3사 중 GS건설과 대림산업이 혁신설계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이의 불공정 여부를 검토해 공정위에 조치를 요청할 예정이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기획관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에서 열린 긴급브리핑에서 “시는 사업시행 인가 설계안의 10% 이내 경미한 변경인 ‘대안설계'만 인정하고 있다”며 “혁신설계는 없어져야 한다. 이와 관련해 불공정 거래에 대한 조치를 해볼까 한다”고 했다.

국토부와 서울시가 조합에 통보한 입찰무효는 행동 지도 형식에 불과한 권고 조치여서 조합의 결정이 주목받고 있다.

조합은 27일 대의원회의를 개최해 이번 사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이 입찰 과정을 강행할 경우 국토부와 서울시 등은 구속력이 있는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김성보 기획관은 “조합이 (입찰무효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도정법 위반으로 수사를 의뢰하겠다”며 “조합이 스스로 위법 사항을 발견해서 입찰을 무효시키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일대 38만6400㎡에 분양 4940가구, 임대 876가구 등 총 5816가구를 짓는 정비사업이다. 총 사업비 7조원, 공사비 2조원 규모의 재개발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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