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용 SH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사진=뉴시스.

[포쓰저널=오경선 기자] 2년 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회의실에서 김세용 SH 서울주택도시공사 신임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실시됐다.

청문회에서는 김 당시 후보자의 자격 문제가 반복 거론됐다. 실무 경험이 없는 교수 출신이라는 것에 대한 우려였다.

다행히, 일각에서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는 인물이라면 경영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도 사장으로 적합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청문회 문턱을 넘어섰다.

청년과 신혼부부을 위한 맞춤형 브랜드인 '청신호' 등을 선보이며 서울시민 주거 복지 향상에 신선한 아이디어를 불어넣었다는 평도 나온다.

하지만, 김 사장은 임기의 절반이 지난 지금, 교수 출신 사장으로서 실무 능력은 물론 리더십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문을 잠재우지 못한 모양새다.

김 사장 부임 후 SH 실적은 악화일로다. 올 상반기에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SH는 지난해 영업수익으로 전년 대비 14% 감소한 2조1635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1260억원, 당기순이익은 1241억원으로 각각 같은 기간 60%, 43% 급감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영업손실 908억원, 당기순손실 404억원이 적자를 냈다. 

택지매각 수익이 없으면 하반기 상황도 비슷할 것이란 분석이다.

SH 회계팀 관계자는 “상반기 매출이 없어서 가결산으로 400억원 가량 적자가 났다"며 "하반기 서울 강서구 마곡 마이스(MICE) 복합단지 택지매각이 이뤄지면 연 실적은 지난해보다 좋은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약 2000억원 가량이다. 지난해 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2017년 실적(2160억원)에는 못 미친다.

SH는 국내 건설사업 중에서도 핵심 지역인 서울시에서 공영 택지 및 주택개발과 공급, 관리 등 사업을 독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공사가 가진 사업 여건을 고려했을 때 부진한 주택사업 경기 등을 고려해도 실적 감소폭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사장은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경영평가에 의해 지급되는 인센티브평가급으로 1594만원을 챙겼다. 그의 보수는 기본급 1억2437만원 등 총 1억4031만원이다.

2014년 이후 줄곧 감소세를 보이던 SH 부채 규모도 김 사장 부임 이후 늘었다.

공사의 전년 대비 부채증감율은 2014년 -6.6%, 2015년 -0.9%, 2016년 -4.7%, 2017년 -8.1%다.

감소 폭의 등락은 있지만 지속적으로 채무를 줄여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있었다.

그러나 2018년 들어서는 기존 14조8868억원이던 공사 부채액이 14조8883억원으로 증가했다.

내부 논란도 끊임없이 불거졌다.

지난해 SH는 ▲직원들의 하청업체 갑질 의혹 ▲퇴직자 일감 몰아주기 의혹 ▲고위 내부임원의 성추행 문제 늑장대응 등으로 구설에 올랐다.

비정규직 임대주택관리 근로자들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면서는 노조와의 소통부족으로도 논란이 됐다. 서로 이해 관계가 다른 SH 내 3개 노조의 의견을 아우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올 들어선 공사 사옥 이전을 놓고 내부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시가 강남·북 균형발전을 이유로 SH 사옥을 중랑구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 노조는 공사가 직원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김 사장은 작년 초 사장 취임식에서 당면과제의 해결방안으로 ▲임대주택사업 추진 방식 다양화로 공사 재정부담 극복 ▲일자리 창출 및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도시재생사업 추진 ▲내부 구성원들 의견을 무한히 존중하고 해법찾는 '화합의 리더십' 등을 언급했다.

김 사장 취임 이후 SH가 달라졌다는 평은 많지 않다.

"또 교수출신"이라는 긍정적이지 않은 꼬리표가 여전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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