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국민과의 대화…민주 "현안 꿰뚫은 뜻깊은 시간" 한국 "대안 없는 쇼에 불과"

[포쓰저널]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사태로 촉발된 국민 분열과 관련해 사과하고 검찰 개혁의 필요성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필요성을 다시 역설했다.

오는 22일 종료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해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종료 사태를 피할 수 있다면 일본과 함께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와 남북관계 진전 가능성에 대해선 “북미가 공언한 대로 연내 실무 협상을 거쳐 정상회담을 하려는 노력이 행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반드시 성과가 있을 것이고 남북관계에도 훨씬 더 여지가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 급등과 관련해선 “지금 현재의 방법으로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한다면 보다 강력한 여러 가지 방안들을 계속 강구해서라도 반드시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집권 반환점을 맞아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117분간 국민 패널 300명을 만나 질문에 직접 답변하며 소통했다.

국민 패널 300명은 1만6000여 명의 신청자 중 53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뽑혔다. MBC 측은 세대·지역·성별 등을 고려하고 노인·농어촌·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 지역 주민 등을 배려해 국민 패널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각본없이 생방송으로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에서는 조국 사태, 한반도 평화, 소상공인·비정규직, 부동산, 다문화 가정, 성소수자 문제 등 다양한 주제의 돌발성 질문이 쏟아졌다. 당초 예정했던 100분을 넘겨 117분간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사태와 관련해선 “조국 전 장관 문제는 제가 그분을 장관으로 지명하고, 지지하고는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에게 갈등을 주고 국민을 분열시키게 만들고 한 점에 대해 정말 송구스럽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이번 기회에 검찰 개혁의 중요성, 절실함 같은 것이 다시 한번 부각된 것은 한편으로 다행스럽다"며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검찰이 잘못했을 경우 잘못을 제대로 물을 만한 아무런 제도 장치가 없는 상황"이라며 "검찰이 잘못했을 경우, 책임을 묻는 것에 있어서 공수처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이나 공수처 문제도 보수·진보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일종의 민주주의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발전 시켜 나가는 일인데 보수진영, 이념간 문제처럼 다뤄지면서 각각 거리에서 다른 집회들을 하는 것을 보면 정말 참 답답하면서도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검경수사권 조정 등을 포함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어 "법·제도적인 개혁은 법무부가 하는 것이지만, 검찰의 조직문화를 바꾸고 수사 관행을 바꾸는 것은 검찰이 스스로 하는 것"이라며 ”검찰 내부에 대한 개혁은 윤석열 총장을 신뢰하고 있다. 법·제도적인 개혁은 국회와 협력하면서 앞으로 법무부를 통해서 더 강력하게 구축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소미아 종료 여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일본이 그 원인을 제공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종료 사태를 피할 수 있다면 일본과 함께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수출통제를 하면서 그 이유로 한국을 안보상으로 신뢰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며 "한국을 안보상 신뢰할 수 없다고 하면서 군사정보는 공유하자고 한다면 그것은 모순되는 태도이지 않겠는가"라고 꼬집었다.

또 "일본이 지소미아의 종료를 원하지 않는다면 수출통제 조치와 함께 그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한국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나가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와 관려해선 "(현 정부) 대부분의 기간 동안 부동산 가격을 잡아왔고,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되고 있다"며 “우리 정부에서는 자신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 경기를 살려서 경기를 좋게 만드는 유혹을 받게 되는데, 우리 정부는 성장률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부동산을 경기 부양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라는 결의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금 서울 쪽의 고가 주택,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다시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데, 정부가 강도 높게 합동 조사를 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방안들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보유세를 높이고 양도세를 낮춰 다주택자들이 갖고 있는 집을 매도할 수 있게 해달라"는 국민 패널의 요청에 대해서는 "말씀하신 것을 잘 참고하겠다"고 답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관계와 관련해서는 "보람을 느끼는 분야"라며 "지금은 전쟁의 위험이 제거됐고, 대화 국면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남북 관계 교착 상태와 관련해선 "남북관계 발전에 있어서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춰 나가야 하고, 북미 간에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비핵화 성공을 위해 미국과 보조를 맞춰나가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국민과의 대화의 첫 질문자는 지난 9월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아들 김민식(9) 군을 잃은 엄마인 박초희 씨로 문 대통령이 직접 지목했다.

"이런 슬픔이 없도록 아이들 이름으로 법안을 만들었지만 단 하나의 법도 (국회에서) "아이들의 안전이 훨씬 더 보호될 수 있게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민식이 엄마'를 시작으로 패널 17명이 현장에서 던진 질문과 실시간 온라인 소통방에 올라온 질문 3개 등 모두 20개 질문에 대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 출연을 두고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평가한 반면,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제대로 된 대안을 제시 못 한 쇼", "알맹이는 빠진 대통령 홍보 방송"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민들의 목소리가 대통령 뿐 아니라 정부, 국회, 전 국민에게 울려 퍼진 매우 뜻깊은 시간"이라며 "대부분의 현안을 꿰뚫고있는 대통령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믿을 수 있는 지도자'의 모습으로 비춰졌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자유한국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제대로 된 대안도 제시 못 한 채 할 말만 하는 100분 TV 쇼는 진정한 소통이 아니다"라며 "청와대가 준비한 내용만 일방적으로 전달된 '쇼'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알맹이는 빠진 '대통령 홍보 방송'이 그저 개탄스러울 뿐"이라며 "임기 절반을 독선과 아집으로 채워놓고, '지금껏 잘 해왔고, 앞으로도 잘할 것'이라는 대통령의 망상적 태도는 국민 화병을 유발하는 '민심 뒤통수권자'가 되기로 한 모양"이라고 했다.

정의당 김종대 수석대변인은 "각본 없이 허심탄회하게 소통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라면서도 "사회 불평등 해소, 한반도 주변 정세를 주도하는 평화 기획,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는 담대한 정책, 중소 상공인 등 우리 사회 핵심 과제가 주마간산 식으로 지나간 점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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