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자료사진=뉴시스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김정주 NXC 대표가 흥행 신작 부재와  노동이슈 등 넥슨 안팎에 산적한 문제들 사이에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위기 상황을 돌파를 위해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를 영입했지만, 별 다른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넥슨은 8일 사내 이메일을 통해 5개 게임개발 프로젝트를 중단을 발표했다.

허민 대표 영입 이후 넥슨이 개발 중인 모든 프로젝트를 원점부터 다시 점검한 결과다.

프로젝트의 중단에 따라 구조조정 대상이 된 개발자는 120명 가량이다.

10년간 600억원 가량의 개발비가 들어간 '페리아연대기' 개발 프로젝트도 정식서비스도 못한채 접었다.

'어센던트 원', '니드 포 스피드 엣지','배틀라이트','듀랑고' 등 흥행 부진에 시달리는 게임들 역시 사망선고를 받았다.

그 결과 상당수 임원과 직원이 회사를 떠나거나 부서를 이리저리 옮겨다는 신세가 됐다.

불안지수가 높아지면서 넥슨 노조는 9월 고용안전보장 요구 집회를 열기도 했다.

넥슨 노조 측은 20일 "현재 부서가 없는 직원들의 재배치를 위한 상담이 진행 중이다. 본격적인 재배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넥슨은 최근 10년간 수많은 신작을 내놓았지만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의 흥행 성적을 뛰어넘는 작품을 선보이지 못했다.

넥슨은 2005년에 개발한 던전앤파이터, 2003년에 개발한 메이플스토리 등 과거 영광에 의존해 지금까지 버텨왔다.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Superdata)에 따르면 던전앤파이터의 2018년 매출은 15억달러로 한화로 약 1조7553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넥슨의 올 3분기 실적은 과거의 영광이 더이상 유효할 지 않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보여준다.

넥슨의 3분기 매출은 523억5700만엔 (약 5583억원)으로 전년동기 24%나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244억1900만엔(약 2600억원)으로 3% 늘어나는데 그쳤다. 

3분기 매출이 부진한 것은 던전앤파이터의 부진 때문이다.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트래픽이 감소하며 중국법인의 3분기 매출은 177억8300만엔(약 1899억4500만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나 줄어들었다.

던전앤파이터의 MAU(월간이용자수)와 ARPPU(이용자당 평균 결제액)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쪼그라들었다.

흥행 신작이 부재한 상황에서 지금까지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게임들의 부진이 가속화된다면 넥슨의 실적은 더 곤두박질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김정주 대표는 1월부터 넥슨의 지주회사 NXC의 지분 매각을 시도해왔지만 실패했다.

김 대표는 10조원에서 13조원 가량의 매각가를 원했지만, 매수 희망자들은 이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NXC 주식은 김정주 대표와 부인 유정현 대표, 자녀 등이 98.64%를 보유하고 있다.

김정주 대표는 게임이 아닌 다른 사업에서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2017년 9월 912억원에 인수한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은 시장 침체와 함께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4월 25일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는 김정주·유정현 NXC 대표가 코빗을 운영하면서 업무상 배임을 저질렀다며 이들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NXC가 코빗을 인수한 이후 이에 대한 NXC의 장부가가 2017년 964억원에서 2018년 185억원으로 감소해 779억원이 손상차손 처리되면서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불안한 상황 속에서 김정주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쇄신이 넥슨 재매각을 위한 것인 지, 진정한 게임업계의 강자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인 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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