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무노조' 유지 깨진 이재용 삼성전자...한노총 산하 '전국삼성노조' 출범

염지은 승인 2019.11.16 13:55 의견 0
진윤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출범식에서 출범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포쓰저널=염지은 기자] 이병철 창업주의 유지(遺旨)에 따라 1969년 창립 이래 50년 동안 ‘무노조 경영’을 이어오던 삼성전자에 처음으로 전국 단위 상급단체에 소속된 노동조합이 공식 출범했다.

삼성전자의 노사관계에 큰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상생’ 선언을 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노조에 어떻게 대응할 지 주목된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전국삼성전자노조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출범을 선언했다.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이달 10일 노조 설립총회를 진행했고 13일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조 설립 신고증을 받아 합법 노조임을 인정받았다.

전국삼성노조 측은 조합원 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재 400여 명 이상의 조합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인 점을 내세워 최단 기간 조합원 1만 명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에는 지난해부터 30명 이하 소규모 노조 3개가 이미 활동 중이이지만 양대 노총에는 가입되지 않았다.

전국삼성노조가 사실상 삼성전자의 첫 번째 노조이자 대표노조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전국삼성전자노조 측은 "50년 무노조 경영을 이어왔던 삼성전자에 명실상부한 노조를 만들어 노동자 권리를 대변하겠다"며 "대규모 선전전 등을 통해 조직을 확대한 뒤 사측에 단체교섭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진윤석 전국삼성전자노조 초대 위원장은 "오늘 삼성전자의 영광은 우리 노동자들의 피와 땀, 눈물을 먹고 자라난 것"이라며 "하지만 회사는 모든 성공을 경영진의 경영능력에 의한 신화로만 포장해 그들만의 축제를 벌였고 이는 너무나 슬프고 비참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자의 권익은 스스로 노력하고 쟁취하는 것이지, 결코 회사가 시혜를 베풀 듯 챙겨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며 "오늘부터 우리는 행동으로 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 직원들을 향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가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듯, 노동자의 보루 역시 노동자의 조직된 힘"이라며 "삼성전자 직원이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한 만큼 두려워하지 말고 노동조합에 가입해 달라"고 했다.

전국삼성전자노조는 18일부터 전 사업장에서 홍보 활동을 벌이며 조직화 사업을 본격 시작할 계획이다.

전국삼성전자노조가 설립되면서 다른 삼성 계열사 노조와의 연대활동 및 LG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노총 산하 전자업계 노조와의 연대활동도 예상되고 있다.

삼성은 1962년 삼성생명보험, 1983년 삼성증권 등을 시작으로 삼성물산 에버랜드·삼성SDI·에스원·삼성웰스토리·삼성엔지니어링·삼성전자 서비스지회·호텔신라·삼성중공업 등에도 노조가 생겼다.

하지만 회사 측의 조직적인 탄압 등으로 이렇다 할 활동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

현재 법원에서는 삼성이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삼성에버랜드 노조를 와해하기 위해 벌였던 각종 노조파괴 공작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 사측은 전국삼성노조 출범에 대해 이렇다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