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정우 포스코, 노조 생긴 포스코휴먼스 기사 업무 '고가 대리운전'으로 대체

김성현 승인 2019.11.15 16:02 의견 0
포스코그룹 지침에 따라 느닷없이 업무가 없어진 포스코휴먼스 소속 차량기사들이 사무실에서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독자 제보


[포쓰저널=김성현 기자] 포스코그룹의 '전 계열사 임원 개인 차량 운전기사 지원 금지 방침'에 따라 그룹 계열사 직원들의 업무가 고가의 대리운전 기사로 대체되고 있다.

일부 포스코그룹 계열사는 인근 대리운전 업체와 도급계약을 맺고 그 동안 운전기사를 위해 사용한 비용의 두배가 넘는 돈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그동안 포스코 계열사에 임원용 차량 운전기사를 파견해온 자회사 포스코휴먼스의 차량사업부 직원들은 일감이 없어져 대기실에 앉아 하루를 보내고 있다.

15일 포스코휴먼스 관계자 등에 따르면 포스코 본사 인재경영실과 인사문화실은 지난 달 전 계열사 차량담당 부서장에게 ‘11월 1일부로 본부장을 제외한 P9(전무급)이하 임원들은 그 동안 회사가 지원한 개인 차량 기사를 이용하지 말고 자가운전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인재경영실과 인사문화실은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직속 부서로 전신은 회장 비서실이다.

포스코 계열사에 임원용 차량 운전기사를 파견해온 포스코휴먼스 노동조합은 “최정우 회장이 9월 중순 포스코휴먼스 차량사업부에 노조가 설립되자 일감을 줄여 고사시키려고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포스코그룹의 방침에 따라 포스코 전 계열사 차량담당부서는 11월 1일 부로 전무급 이하의 개인 차량 기사 지원을 중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동안 개인기사를 지원받아온 임원들의 반발이 일자 일부 포스코 계열사는 인근 대리운전 업체와 도급계약을 맺고 대리운전 기사를 공급받아 임원 차량 기사로 지원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174만원의 최저임금 계약을 맺고 야간·주말 수당을 통해 생계를 유지해온 포스코휴먼스 차량사업부 소속 직원들은 일감이 없어지는 바람에 최저임금만 받는 처지에 놓였다. 

포스코그룹의 계열사 포스코케미칼과 도급계약을 맺은 한 대리운전 업체 기사에 따르면, 이들 대리운전기사들이 포스코케미칼로 출근하면서 받는 하루 임금은 13만원이다.

오후 6시가 넘어가면 시간 당 1만5000원의 추가 수당을 받는다. 타지역으로 이동할 때는 23만원의 기본 비용에 시간당 1만5000원이 추가된다.

비용은 임원들 개인이 아닌 회삿돈으로 지급한다.

대리운전기사 한 명이 월 20일 출근만 해도 260만원이라는 비용을 회사가 지불해야한다.

반면 포스코휴먼스 차량사업부 직원은 월급 174만원에 오후 6시를 초과할 시 9282원의 시간당 수당을 받는다. 타지역 출장 비용도 1만8000원에 불과하다고 한다.

현재는 이마저도 각 계열사들이 포스코휴먼스 기사들을 이용하지 않아 수당 수입은 전부 없어졌다.

포스코휴먼스 차량사업부 직원에 따르면 기존 직원들을 대리운전 기사로 대체하는 분위기는 포스코케미칼에 국한되지 않고 전 계열사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그룹 인재경영실의 공문에 따라 재조정된 포스코 그룹 계열사 임원 차량지원 방침. P9(전무급)이하에게 지원됐던 차량기사 지원이 없다고 명시됐다. 하지만 대리운전, 택시 등의 지원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임원들은 사실상 대리운전 기사를 기존의 차량기사처럼 이용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보


포스코그룹 인재경영실은 임원 개인차량 기사 금지 공문을 보내며 “대내외적 인식변화 및 수평적인 조직문화 조성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실상은 임원들의 차량기사 사용은 변함이 없고 오히려 대리운전 기사를 사용해 비용만 크게 늘게 됐다는 것이 포스코휴먼스 차량사업부 소속 직원들의 설명이다. 

포스코휴먼스 노조는 “최정우 회장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고발 등을 검토 중”이라며 “자회사와 소속 직원들은 일감을 말살해 고사시키고 더 큰 비용을 들여 대리운전 업체를 사용하고 있다. 대내외적 인식변화가 목적이라고 핑계를 대는데 계열사 직원들을 고사시키는 회사의 이미지가 과연 어떻게 비춰질지 의문”이라고 비난했다.

포스코휴먼스는 포스코가 90.3%의 지분을 가진 자회사다.  

포스코휴먼스 차량사업부는 포스코 전 계열사에 임원들의 전담·공용기사와 제철소 내 셔틀버스 운전기사를 파견하는 업무를 수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