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해보험 박윤식 대표이사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내년 초 본격적인 영업을 준비 중인 ‘캐롯손해보험’이 한화손해보험 박윤식 대표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박 대표는 2013년 대표이사 부임 당시 적자를 면치 못하던 회사를 탈바꿈시킨 명실상부 한화손보의 일등공신이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박 대표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의 승진은 물론 연임도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 한화손보의 실적이 하락세를 보이는 등 소비자의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면서 박 대표의 연임이 가능할 지 이목이 집중된다.

한화손보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41억원으로 지난해 823억원에서 82.8%나 급감했다. 손해율도 타손보사에 비해 두드러진다.

한화손보의 올 1분기 매출은 1조4548억66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64억8200만원, 순이익 101억8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60.7%, 65.6% 감소했다.

2분기 매출액도 1조4854억9900만원으로 전년보다 5.1% 성장했지만, 영업이익 33억6400만원, 순이익 39억8600만원으로 전년보다 95.4%, 92.4%씩 급감했다.

손해율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1~8월 한화손보의 손해율은 92%로 손보사 중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등 6개 손보사의 누적 평균 손해율은 88.4%다.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7~78%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보험업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점을 감안해도 한화손보는 단연 두드러진 수치다.

이로 인해 한화손보가 SK텔레콤·현대자동차와 함께 출범한 디지털보험사 캐롯손보의 전망에 대해서도 우려섞인 반응이 나온다.

 

박 대표가 야심차게 준비한 캐롯손보는 지난달 2일 금융위로부터 본허가 승인을 받은 후 ‘캐롯주식회사’라는 회사명을 ‘캐롯손해보험’으로 바꾸고,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캐롯손보 측은 “70명 수준으로 조직 인원은 갖췄다. 앞으로 120명 규모로 회사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사외이사진으로는 서울대 이창우 명예교수, 포스텍 유환조 교수, 서울대 박소정 교수 등이 꼽혔다”고 했다.

캐롯손보는 국내 자동차보험에서 아직 시도하지 않은 ‘퍼마일’(PER MILE) 개념을 도입해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일정 기간 실제 운행한 거리만큼만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상품을 준비 중이다.

SK텔레콤의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운전자의 운전습관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안전 운전 성향을 가진 고객들에게 보험료 추가 할인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또 잠재적인 시장의 수요가 있었지만, 보험 접근성이 떨어졌던 펫슈어런스(반려동물 케어보험), 항공연착보상보험, 반송보험 등을 대표 상품으로 준비한다고도 했다.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퍼마일 형식의 보험료 책정 방식으로 보험사가 적정 손해율을 유지하려면 우량고객 확보가 필요해 보인다”면서 “대형보험사, 온라인 전문 보험사들이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데 캐롯손보에 승산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업계 6위인 한화손보가 디지털 플랫폼과 고객망 확보 및 시장 경쟁력을 강화를 통해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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