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LG유플러스-CJ헬로 합병 조건부 승인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공정거래조정원에서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방송통신사업자의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포쓰저널=염지은 기자] 정부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다.

국내 방송과 통신 융합의 물꼬가 트이며 유료방송시장이 통신 3강 체제로 재편되는 '미디어 빅뱅'이 본격 시작됐다.

케이블업체에 비해 자본력이 좋은 통신 3사가 M&A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 넷플릭스, 유튜브 등의 글로벌 온라인동영상기업(OTT)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3개사의 합병 및 SK텔레콤의 티브로드노원방송 주식취득 건, LG유플러스의 CJ헬로 주식 취득 건을 심사한 결과 해당기업결합건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조성욱 공정위 위원장은 지난 8일 서울 중구 공정거래조정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번 기업 결합은 유료방송 시장을 비롯한 방송·통신 시장의 지형이 급변하는 변환점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방송·통신의 융합이라는 산업 발전의 대세를 어느 정도 수용하면서 신속히 심사해 기업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정위는 디지털 및 8VSB 유료방송시장에서의 경쟁 제한 우려를 차단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해 케이블TV 수신료를 소비자물가상승률 이상으로 올리지 못하게 하는 등 2022년까지 시정조치를 부과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의 8VSB·디지털 케이블 TV, LG유플러스의 8VSB·케이블 TV에 대해 ▲물가 상승률을 초과하는 수준의 케이블 TV 수신료 인상 금지 ▲8VSB 케이블 TV 가입자 보호 ▲케이블 TV 전체 채널 수 및 소비자 선호 채널 임의 감축 금지 ▲계약 연장 거절 금지, 저가·고가형 상품으로의 전환 강요 금지 ▲모든 방송 상품 정보 제공 및 디지털 전환 강요 금지 등의 시정 조처를 내렸다.

논란이 됐던 한 대리점에서 IPTV와 케이블TV상품을 함께 파는 ‘교차판매’는 허용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번 공정위 의결 결과를 바탕으로 인수 인가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정부의 승인 절차가 완료되면 인터넷TV(IPTV)와 케이블 TV로 나뉘어 '1강 4중' 체제였던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KT, LG유플러스, SK텔레콤이 주도하는 통신 3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자료/뉴시스

공정위에 따르면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월 말 현재 KT 31.5%(KT스카이라이프 포함), SK브로드밴드 14.4%. CJ헬로 12.1%, LG유플러스 11.9%, 티브로드 9.9%, 딜라이브 6.5% 등의 순이였다.

하지만 이번 합병 승인으로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점유율이 26.3%,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점유율이 24.3%로 오르며 1위 KT를 바짝 추격하게 됐다.

KT도 서울 지역 최대 케이블TV 기업인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전체의 3분의 1(33.3%)을 넘지 못하도록 한합산 규제에 발목이 잡혀있다. 합산규제는 지난해 6월 일몰됐지만 국회가 아직 재도입 여부에 대한 결정을 아직 내리지 못하고 있다. 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할 경우 시장 점유율은 37%가 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안도의 숨을 쉬며 반기는 분위기다.

LG유플러스는 공정위 조건부 허가 발표 직후 “공정위 결정을 존중하며, 조치사항에 대해서는 충실히 이행해 나가겠다. 유료방송 시장은 물론 알뜰폰 시장에 대해 공정위가 판단한 바와 같이 경쟁이 활성화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또한 소비자 선택권 확대 뿐만 아니라 투자 촉진 및 일자리 안정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법인은 IPTV와 케이블TV의 성장을 도모하고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등 협력 기업과 상생함으로써 국내 미디어 생태계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을 감안한 공정위의 전향적 판단을 존중하며, 과기부·방통위 인허가 승인 취득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자료=유안타증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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