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일고싶다 '화성8차사건의 진실' /SBS

[포쓰저널]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진범은 누구인가? 자신의 소행이라는 이춘재(56)의 자백이 사실이라면, 30년전 범인으로 지목된 윤모(52)씨는 20년이나 억울한 옥살이를 한 것이 된다.

SBS 그것이알고싶다는 2일 밤 '치밀한 조작인가? 살인범의 게임인가?- 화성 8차 사건의 진실' 편에서 이춘재와 윤씨 중 누가 화성 8차 사건의 진범인 지 파고들어간다.

경찰이 화성8처 사건의 진범은 윤씨가 아니라 이춘재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는 보도도 나온 상태지만, 당시 윤씨를 조사한 담당 형사들은 범인은 윤씨가 맞다는 입장을 굽하지 않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법의학전문가와 함께 화성 8차사건과 관련된 미공개 자료 원본을 확인한 결과, 다른 연쇄살인사건에 나타난 이춘재의 시그니처가 8차 사건에도 남아 있음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범죄수사 분야에서 시그니처(signature) 의 뜻은 특정범인만의 독특한 수법이나 흔적을 의미한다.

이춘재의 자백에서 8차 사건 속 시그니처와 관련해 진범만이 알 수 있는 비밀의 폭로가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화성 8차 사건 범인으로 검거된 윤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는 자신이 범인이 맞다고 진술했다. 

윤씨는 피해자 박양 집과 800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농기계 수리센터에서 숙식하며 일하는 수리공이었다.

화성8차사건은 1988년 9월 18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당시 주소) 농가 안방에서 여중생 박모(당시 13세)양이 성폭행 당한 뒤 목에 졸려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경찰과 검찰, 법원이 윤씨를 범인이라고 판단한 근거는 현장에서 발견된 음모(체모)였다.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분석 결과 해당 음모가 보통 사람들 것들과는 달리 특이한 모양을 하고 있다는 점이 발견됐다.

해당 음모는 '만곡파상모'라는 형태를 갖고 있었다. 이는 음모의 중간 부분이 동그라미 모양으로 똘똘 말려있는 것을 말한다.  

국과수는 해당 음모에 염화나트륨 성분이 유독 많고 범인의 혈액형이 B형이라는 점도 발견했다.

경찰은 음모에 염화나트륨, 즉 소금기가 많고 범행 현장에 음모가 떨어진 것에 착안해 범인이 평소 땀을 많이 흘리고 잘 씻지 않는 특성을 가진 인물일 것으로 추론했다.

경찰은 범인과 유사한 조건을 가진 사람을 찾기 위해 인근 800여명의 음모를 체취해 일일이 국과수에 감정을 맡겨 대조작업을 벌였다.

결국 경찰은 사건 발생 10개월만인 1989년 7월25일 윤씨를 범인으로 지목해 검거했다. 

그것이알고싶다 제작진은 화성 8차 사건이 벌어졌던 그날의 상황으로 돌아가 이춘재의 자백과 윤씨의 자백을 비교분석했다.

그알 제작진은 1992년부터 입수해둔 화성연쇄살인사건 관련 모든 자료들을 재확인하던 당시 국과수 감정서 원본을 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당시 윤씨 체모 분석 방법으로 쓰인 중성자 방사화 분석법은 30년 당시로는 가장 획기적인 과학수사기법이었다.

윤씨가 8차 사건으로 특정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중성자 방사화 분석 감정 결과였다. 

국과수의 감정서에 적힌,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와 윤씨의 체모가 동일인이 아닐 확률은 3600만분의 1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 감정결과는 법정에서도 신뢰성을 인정받아 증거로 채택됐고 결국 윤씨 유죄 판결의 사실상 유일한 증거였다.

당시 원자력연구원은 '방사성 동위원소 분석법'을 통해 보통 사람에게는 드문 티타늄 함량이 범인과 윤씨의 체모에 눈에 띄게 많다는 감식 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나 당시 윤씨 변호인은 이 분석 결과는 통계적 수치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윤씨는 2003년 5월 일부 언론과의 옥중 인터뷰에서도 자신은 범인이 아니라며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윤씨 재심을 추진중인 박준영 변호사는 “화성 8차 사건의 진범은 이춘재”라며 "(윤씨에게) 가혹 행위로 허위자백을 유도한 경찰과 방사선 동위원소 분석 결과 등 단정적 감정 결과를 내놓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반성해야 한다”고 최근 주장했다.

SBS 그것이알고싶다 '화성8차사건의 진실' 2일 밤 11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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