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알고싶다. 한국의 연쇄살인범들. /SBS

[포쓰저널] 이춘재, 정두영, 유영철, 정남규, 강호순....살인을 취미삼듯 하는 연쇄살인범의 본질은 무엇이고 왜 잊을만하면 다시 사회에 등장하는 걸까. 이들의 극단적인 인명경시와 사이코패스 기질은 어디서 기인하는 걸까. 

SBS '그것이알고싶다'는 26일 '악의 정원에서-한국의 연쇄살인범' 편에서 우리 사회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연쇄살인범들의 행적과 심리 상태를 캐고 들어간다.

연쇄살인범은 비단 한국만의 이슈는 아니다. 미국에서는 최근 3명 살해 혐의로 종신형을 받고 복역중이던 사무엘 리틀이라는 70대 남성이 자신이 죽인 피해자가 총 93명이라고 자백했다. 

그는 멀게는 50년 가까이 된 살인을 회상하면서도 피해여성의 키, 몸무게는 물론 머리카락 길이와 색깔 까지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고 한다. 

리틀은 1970년에서 2005년 사이에 주로 마약중독자나 성매매 여성 등 사회 취약계층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리틀의 범행 자백을 검증하고 있는 미국 경찰은 지금까지 그의 진술 중 최소한 50건은 사실로 확인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리틀은 살인 고백을 하면서 얼굴에 시종 싸늘한 미소를 머금은 채 범행 과정을 담담하게 진술하는 등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모습을 보였다.

'그것이알고싶다' 제작진은  정두영, 유영철, 정남규, 강호순 등 이춘재와 함께 가장 엽기적인 연쇄살인범 4명의 행적을 집중적으로 재조명했다.

그알 제작진은 이들 4인을 검거하고 자백을 이끌어낸 담당 형사 4인을 비롯해, 동네 이웃과 동창 등 다수의 지인을 만나 얘기를 들어본 결과 연쇄살인범의 얼굴은 그동안 언론을 통해 세상에 비춰진 ‘악마’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고 했다.

교도소 관계자들과 동료 수감자들이 들려준 이들의 근황 또한 놀라웠다고 한다. 

강호순은 이춘재와 비슷하게 연쇄살인범이라는 이름을 완전히 지워버린 채 소탈한 모습으로 교도소에서 지내고 있다.

정두영은  2016년 탈옥을 시도했고, 정냠규는 2009년 11월 교도소 내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유영철은 교도관의 팔을 부러뜨리거나 라면을 끓여오라며 난동을 부리는 등 교도소안에서도 포악성을 그대로 표출했다.

이들 4명이 죽인 사람만 해도  52명에 달한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법무부는 유영철, 강호순 등 흉악 연쇄 살인범에 대해 사형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사형폐지론에 밀려 무산됐다.

현대 한국에서 최다 연쇄살인 기록은 유영철(49)이 보유하고 있다.

서울 출생인 유영철이 살해한 피해자는 총 20명에 달한다. 그는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15일 검거 때까지 서울 강남구,종로구, 마포구 등에서 대학교수 부부, 출장 마사지업소 종업원 등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했다.

유영철은 2005년 6월 9일 대법원에서 상고기각으로 사형이 확정됐다.

'그것이알고싶다' 제작진은 수감 중인 유영철에게 접견을 신청했는데 의외로 순순히 접견 신청을 수락했다고 전했다. 수감 후 언론과 성사된 첫 접견이었다.

'그것이알고싶다' 제작진에 따르면 10분 남짓 짧은 접견에서 유영철은 마치 찾아올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 15년 전 자신의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에 대한 예견과 이춘재에 대한 생각을 밝혀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유영철은 2004년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화성 연쇄살인범은 이미 사망했거나 아니면 교도소에 수감 중일 것이다. 스스로 살인을 멈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즉, 살인 중독이라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유영철이 저지른 것으로 경찰이 판단했던 서울 이문동 살인 사건의 진범이 붙잡히면서 또 다른 연쇄살인범의 실체가 드러났는데, 그가 정남규다. 

전북 장수 출생인 정남규(생존시 50세)는 도합 14명을 살인했다. 그로 인해 '쾌락살인'이라는 표현이 회자되기도 했다.

정냠규는 2006년 4월 22일 서울 신길동에서 살해하려던 남성 및 남성의 아버지와 격투를 벌이다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정남규는 경기도와 서울시 서남부 일대에서 심야에 귀가하는 여성들을 살해하거나 거주지에 침입해 살인과 방화를 저질렀다. 

2007년 4월 12일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됐다. 2009년 11월 21일 정남규가 구치소 독방에서 목을 매 자살을 기도한 것을 교도소 근무자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다음날 새벽 사망했다.

공교롭게 최근 교도소에서 살인 행각을 자백한 이춘재(56)가 내놓은 살인 건수도 14건이다. 정남규와 같은 숫자다. 이춘재가 말한 14건에 처제가 포함돼 있지 않은 것이라면 이춘재는 총 15건의 살인을 저지른 것이 된다.

충남 서산 출신인 강호순(50)은  2009년 1월25일 검거때까지 총 10명을 살해했다.

2005년 10월 30일 강호순의 장모 집에 화재가 발생, 부인과 장모가 숨졌다. 강호순은 이 화재 사건과 자신은 무관하다고 주장했고, 부인과 장모의 사망으로 인해 연쇄 살인을 결심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검찰은 강호순이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장모 집에 불을 질러 장모와 부인을 살해했다며 이도 공소사실에 포함했다.

강호순은 호감형 외모와 차량을 이용해 여성을 납치, 강간살해한 점에서 미국의 연쇄살인범 테드 번디와 매우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강호순은 경찰 체포 이후는 물론 사형이 확정된 이후에도 반성의 기미가 아예 없었다. 오히려 같이 수감된 동료 재소자들을 노예처럼 부려먹으며 교도소 내 왕처럼 행세했다고 한다.

'그것이알고싶다'는 이날 방송에서 강호순과 실제 접견한 내용도 공개할 예정이다.

부산 출생인 정두영(51)은 1999년 6월부터 2000년 4월까지 9명을 살해했다.

2000년 4월 8일 부산 철강회사 정모 회장의 집에 침입해 정 회장과 가정부를 칼로 찔러 살해하고 정 회장의 친척인 김모씨를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려 실신시키고는 사망한 것으로 착각해 현금과 수표 243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하지만 다행히 부상당했던 김씨가 회생하면서 정두영의 윤곽이 드러나 검거됐다.

2000년 7월 21일 부산지방법원은 정두영에게 강도살인 등의 혐의를 인정, 사형을 선고했고 이후 상급심에서도 그대로 확정됐다.

'그것이 알고 싶다' 이날 방송에는 범죄심리학자 표창원 국회의원,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한국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박지선 교수가 출연해 MC 김상중과 함께 연쇄살인범의 특성 등을 살펴보고 이들의 범죄가 우리 사회에 던진 질문에 대해 고민해본다.  

이들 전문가들은 아동성폭행범 조두순을 포함해 연쇄살인범들의 현재 모습을 보고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며 ‘너무 편안한 느낌이라 불편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것이알고싶다'는 교도소 수감자 동기들로부터 입수한 이춘재와 정두영, 유영철, 정남규, 강호순의 최근 사진을 공개한다고 예고했다.

SBS '그것이알고싶다' '악의 정원에서 -한국의 연쇄살인범들' ' 26일 밤 11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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