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1년8개월만에 다시 '국정농단' 법정에...대법 판결 소수의견 집중 부각할듯

염지은 승인 2019.10.25 00:00 의견 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일 충청남도 아산시 탕정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열린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 신규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포쓰저널=염지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년 8개월 만에 다시 법정에 선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25일 오전 10시 10분 이 부회장 등 '국정농단' 연루 삼성 임원 5명에 대한 파기환송심 1차 공판을 진행한다.

준비기일이 아닌 공판기일인 만큼 이 부회장을 비롯한 피고들은 모두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최지성, 장충기, 박상진, 황성수씨 등 전 삼성미래전략실 임원들도 이 부회장과 공범으로 같이 재판을 받는다.

파기환송심의 최대 관심사는 이 부회장의 재 구속 여부다.

이 부회장 측은 8월 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제기됐던 소수의견을 집중 부각하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던 2심 판단의 정당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당시 13명의 대법관 중 조희대, 안철상, 이동원 등 3명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던 항소심 판결과 같은 취지의 의견을 냈다.

삼성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인정하기 어렵고, 삼성이 정유라에게 지원한 말 세 마리도 소유권 이전되지 않은 만큼 뇌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을 폈다.

▲공무원(박근혜)과 비공무원(최순실)이 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이 될 수 있는 범위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관련 부정한 청탁의 존재 여부 등에 대해 다수 의견과 다른 의견을 개진했다.

이들은 “공무원과 비공무원이 뇌물을 받으면 뇌물을 비공무원에게 귀속시키기로 미리 모의하거나 뇌물의 성질에 비추어 비공무원이 전적으로 사용하거나 소비할 것임이 명백한 경우에 공무원이 증뢰자로 하여금 비공무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했다면 형법 제130조의 제3자뇌물수수죄의 성립 여부가 문제될 뿐이며, 비공무원에게 형법 제129조 제1항의 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최서원(최순실)과 박상진 사이에 2015년 11월 15일 살시도 및 그 이후 구입하는 말들의 소유권이나 실질적인 처분권한을 최서원에게 넘겨주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말들을 뇌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영재센터 관련 '부정한 청탁'에 대해서는 “승계작업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사이에 부정한 청탁의 대상이 되는 것이므로 그 존재 여부가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을 정도로 인정되어야 한다”며 “그러나 특별검사가 사실심 법원에 제출한 모든 증거들을 종합해 보더라도 공소사실에 특정된 내용의 부정한 청탁의 대상이 되는 승계작업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 판결 직후 이 부회장의 변호인 이인재 변호사는 "마필을 뇌물로 인정한 점에 별개 의견이 있었음을 상기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파기환송심에서 대법원의 환송 취지대로 결론이 나면 이 부회장에게 다시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뇌물 공여 혐의만 보면 양형규정 상 이 부회장이 받을 수 있는 형은 최대 징역 2년으로 집행유예 요건이 되지만, 횡령 혐의가 추가되면 기본 4년에서 가중처벌 가능성이 있어 집행유예 요건에 해당되기 힘들다.

형법 상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만 가능하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자금을 횡령해 뇌물을 공여한 액수는 대법원 판결에서 50억4597만원이 추가되며 2심이 뇌물로 인정한 코어스포츠 용역비 36억3484만원을 더해 86억8081만원에 달한다.

법정형만 보면 이 부회장과 삼성 임원들은 횡령죄 하나만으로도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은 ‘횡령으로 인한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7년 8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지난해 2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대법원은 8월 29일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승계작업과 부정한 청탁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은 2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원심이 무죄로 판단한 정유라의 말 3필(살시도, 비타나, 라우싱) 구입비 34억1797만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2800만원도 뇌물이라고 봤다.

뇌물로 건넨 돈은 모두 삼성전자 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판단했다.

대법원이 서울고법에 다시 심리할 것을 주문한 사항은 ▲정유라 승마용 마필 관련 뇌물공여 혐의▲ 마필 및 그 구입대금 관련 특경법 상 횡령 혐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 관련 뇌물공여 관련 특경법 상 횡령 혐의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법무법인 태평양과 기현, 김종훈 변호사 등 1,2심 변호인들을 파기환송심에서도 다시 선임한 상태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오석준)에 배당된 최순실씨 파기환송심은 30일 오전 11시 1차 공판이 예정돼 있다.

같은 재판부에 배당된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은 아직 첫 공판기일이 지정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 대해서도 각각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원, 징역 20년에 벌금 20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서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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