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삼성바이오 분식회계는 이재용 승계용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감추기 위한 것“

문기수 기자 승인 2019.09.25 00:00 | 최종 수정 2019.09.25 20:17 의견 0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과 연관돼 있다는 점을 재판 과정에서 공식화했다.

검찰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와 이 부회장의 삼성 경영권 승계를 공식적으로 연관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원이 지난달 29일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 선고에서 '삼성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존재했다'고 인정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자료 증거인멸 혐의 첫 공판기일에서 검찰은 삼성이 그룹차원에서 회계 관련 자료를 광범위하게 은닉·인멸한 것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작업의 일환인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돕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24부(소병석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증거인멸 및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이왕익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 등 삼성 임직원 8명에 대한 첫번째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  부사장, 박문호 삼성전자 인사팀 부사장, 김홍경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 백상현 삼성전자 사업지원 TF상무, 양철보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무, 이모삼성 바이오에피스팀장, 안모 삼성바이오로직스 대리 등 8명이 구속된 채 공판에 출석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파워포인트(PPT) 발표를 통해 삼성 임직원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증거인멸을 하게된 배경과 증거인멸 진행상황 등 공소사실을 재판부에 설명했다.

검찰은 “광범위한 증거인멸을 하게 된 배경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돕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저지른 고의 분식회계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어 “당시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그룹 대주주 일가가 삼성물산이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이 필요한 상황에서 삼성 오너 일가가 50%이상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제일 모직의 가치를 부풀렸다. 이를 통해 1대 0.35라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비율을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삼성물산을 지배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합병비율은 주가를 바탕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삼성그룹은 제일모직의 주가를 부풀리기위해 바이오 계열사들의 가치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했다”며 “이런 작업의 일환으로 삼성바이오가 상장됐다. 또한 삼성바이오 계열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당시 미국 제약회사 바이오젠의 콜옵션이 제일모직의 가치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콜옵션의 내용을 허위공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콜옵션을 행사하면 바이오젠은 50%-1주까지 살수 있다. 또한 별도의 약정을 통해 의결권 행사 정족수를 52%로 정했다.  이로인해 삼성측이 50%+1주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단독으로 경영상 주요사항을 의결할 수 없다”고 콜옵션에 대해 설명했다.

검찰은 “그런데 삼성바이오는 2015년 4월, 2014년도 회계를 공시하면서 콜옵션이 있다고만 하고 주총 의결권 52%와 같은 자세한 내용을 공시에서 누락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만약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게 된다면 회계 상 부채로 인식된다. 이를 부채로 처리하면 삼성바이오는 자본잠식에 빠지게 된다. 삼성그룹은 제일모직의 알짜 계열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제일모직 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허위공시를 하고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이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이후 통합 삼성물산에 대한 회계처리 중 제일모직 계열사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시작됐다. 그때 콜옵션 관련 내용이 구체적으로 노출됐다. 이후 감사인들이 콜옵션 자체로 1조8000억원 정도의 채무가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이 채무는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게 만드는 규모였다. 그것을 피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배력 변경을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상황이 되기 때문에 2015년에는 바이오젠과 삼성바이오가 공동지배하게 됐다며 회계처리 기준을 바꾸고 결과적으로 1조8000억원의 채무를 계상하고도 자본잠식에 빠지지 않게 만들었다. 이것이 분식회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융감독원의 조사가 시작되자 조작된 자료를 제출해 분식회계를 숨기려 했다. 이후 검찰의 수사가 시작될 것을 예측하고 그룹 차원의 광범위한 증거인멸 행위를 저지른 것이다“고 했다.

검찰은 ”결과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위해 짜맞춘 것이다. 그것을 포착한 금감원과 검찰 등의 수사를 회피하기 위해 삼성그룹 차원의 대응을 강구하고 대대적인 증거인멸을 시행한 것이 이 사건의 요지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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