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삼성 노조와해 '이상훈 문자' 공개...故 염호석 시신강탈, 유가족 회유 등 담겨

김성현 기자 승인 2019.04.16 00:00 | 최종 수정 2019.04.16 18:31 의견 0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사진) 등 삼성 전·현직 임원 32명에 대한 공판이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자료사진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사진) 등 삼성 전·현직 임원 32명에 대한 공판이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자료사진

[포쓰저널=김성현 기자] 삼성이 노조 탄압에 반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 조합원 고(故) 염호석씨의 시신을 강탈하고 유가족에게 거짓진술을 하도록 회유한 증거가 검찰에 의해 공개됐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 심리로 열린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당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등 32명의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공판에서 검찰은 이 의장과 박상범 전 삼성전자서비스 대표, 목장균 전 삼성전자 전무가 염호석씨의 시신을 두고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문자메시지에는 ▲유가족 매수 ▲유서 인멸 ▲노조에 대한 거짓 진술 유도 등을 계획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염씨의 사망 당일 박상범 전 사장은 경찰을 통해 시신의 이동경로를 파악한 뒤 유가족이 중앙고속도로 단양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중이던 저녁 7시 경 유가족을 만나 회유에 돌입했다.

박 전 사장은 당시 이상훈 의장에게 “양산사건(염호석씨 자살)을 전하려고 전화드렸다가 전화가 되지 않아 문자로 보낸다. 현재 (염호석씨의)부모를 만나 사건이 확산되지 않도록 설득 중”이라고 문자메시지로 보고했다.

이와 함께 “(염씨의) 유서는 4장이 있고 경찰이 알지 못하게 조치 중”이라는 내용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이상훈 의장은 “삼성전자서비스 혼자 대응하지 말고 (삼성전자) 인사와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박상범 전 사장은 “염호석씨의 자택 CCTV를 확인했다”는 보고도 했다.

당시 삼성전자서비스는 장례에 앞서 3억원을 염씨의 아버지에게 지급하고 이에 대한 영수증을 써줬으며, 장례가 끝나면 추가로 3억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나머지 3억원은 장례 도중 염씨의 형에게 지급됐다.

삼성은 염호석씨의 유서에 “노조가 승리하는 그 날 화장해달라” 등 삼성의 노조탄압에 대한 내용이 여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유가족을 통해 ‘노조가 아들을 죽였다’는 내용을 전파하도록 했다.

2014년 5월 18일 이상훈 의장이 박상범 전 대표 등에게 “(아버지가) 아들을 죽은 것은 노조 때문이라고 몰고 가게 하라”는 내용이 담긴 문자를 전달했다.

피고인 중 한명인 최평석 삼성전자서비스 전무를 통해 염씨의 화장을 급하게 진행시킨 내용도 공개됐다.

염씨의 시신이 장례장소인 부산으로 옮겨진 2014년 5월 19일 삼성은 염씨의 유서에 반해 급하게 화장을 진행했다.

당시 최평석 전무는 19일 당일 곧바로 화장을 진행하려 했으나 “서류미비로 내일로 연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는 문자를 박상범 전 대표에게 보냈다.

2014년 5월 20일 화장 당일에도 최평석 전무는 염씨의 시신이 화장장으로 이동하는 경로를 박 전 사장에게 실시간으로 보고 했다.

이와 함께 “부친은 자리에 남아서 노조를 속이고 있습니다”라는 문자로 유가족이 삼성의 회유에 넘어갔음을 시사했다.

다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는 염씨의 유서대로 장례를 진행을 해야 한다며 유가족과 시신을 두고 몸싸움까지 벌인 상황이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 심리로 열린 경남 양산 경찰서 하모 전 정보과장과 김모 전 정보계장의의 수뢰 혐의 공판에서도 다뤄졌다.

이들은 염호석씨의 아버지가 삼성에서 6억원을 받고 염씨의 시신을 빼돌려 급하게 화장을 하도록 도운 대가로 3000만원의 현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의 문자 공개에 앞서 삼성측 변호인인 법무법인 화우는 “화장 등 장례방식은 고인의 의사를 존중해야 하나 법률상 의무는 아니다”며 “제사 주재자인 염씨의 아버지는 장례의 형태를 결정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장례가 진행된 것은 위법한 행위가 아니다”는 변호인 의견을 냈다.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