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빠진 삼성 '노조와해' 수사...檢, 이상훈 선에서 종결

김성현 기자 승인 2018.09.27 00:00 | 최종 수정 2018.10.01 03:10 의견 0
▲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자료사진

[포쓰저널=김성현 기자] 검찰이 삼성전자 노조 와해 의혹을 받는 ‘삼성 2인자’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을 포함한 32명을 노조와해공작과 관련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 파견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삼성그룹이 무노조경영방침을 위해 미래전략실의 인사지원팀을 동원해 노조와해 전략을 실행해 왔다고 판단했다.

다만 검찰은 삼성 미전실 인사지원팀과 삼성전자 등의 실무급 인사들을 기소하는 선에 그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미전실 최고위 인사 등 당시 그룹 핵심 수뇌부에 대한 수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지난 4월부터 진행된 검찰의 삼성전자 노조와해 의혹 수사는 결국 당시 삼성전자 경영기획실장이던 이상훈 의장 선까지만 책임을 지우고 종결되게 됐다.

27일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는 “삼성전자 노무담당 임원 목모씨 등 4명을 구속기소 하고 미래전략실 노무담당 부사장 박모씨, 박상범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이사 등 삼성전자 및 삼성전자서비스 노무담당 임직원, 협력업체 대표 등 28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결과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노조 설립을 ‘사고’로 판단하고 조기에 와해시켜야 할 대상으로 지목했다

검찰이 입수한 삼성의 노사 전략 문건에는 ‘노조가 생기고 나면 와해시키기 어렵고 경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만큼 사전예방만이 최선’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노조 설립을 ‘악성 바이러스 침투’로 표현하기도 했다.

삼성은 노조 조기 와해를 위해 미전실 인사지원팀 주도로 노조 와해공장을 기획했다.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설립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같은 해 6월 종합상황실을 꾸리고 신속대응팀을 설치·운영했다.

2012년부터 삼성전자 미전실 경영지원실장을 맡은 이상훈 의장을 주축으로 노조와해 공작이 실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전실이 기획한 노조와해 전략은 삼성전자를 거쳐, 삼성전자서비스로 그리고 협력업체로 전달됐다.

동원된 노조와해 방법은 ▲협력업체 폐업 및 조합원 재취업 방해 ▲차별대우 및 '심성관리'를 빙자한 개별 면담 등으로 노조탈퇴 종용 ▲조합활동을 이유로 한 임금 삭감 ▲한국경영자총협회와 공동으로 단체교섭의 지연·불응 ▲채무 등 재산관계·임신 여부 등 조합원 사찰 등이다.

노조와해 전략에는 노조 파괴 전문 노무컨설팀 업체를 포함해 정보경찰, 노조탄압에 반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염호석씨의 부친까지 동원됐다.

검찰은 해당 전략이 미전실에서 기획한 만큼 이상훈 의장까지만 윗선이라고 판단해 수사를 종결했다.

검찰 관계자는 “미전실에서 전략을 수립하는 데 개입한 사실까지만 확인됐다”며 “삼성그룹 총수이가의 개입은 없었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검찰은 총수일가의 지시 없이 미전실이 노조와해 전략을 수립 이유에 대해서는 “무노조 경영방침을 유지·강화해 나가기 위해서라는 것까지만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수사가 결국 총수일가 봐주기로 종결됐다는 비난이 나왔다.

수사 초기부터 노조와해 ‘윗선’을 이상훈 의장으로 국한시키고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해서는 단 한 차례의 조사도 없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같은 총수일가 봐주기 수사의 배경에는 소환조사를 받은 삼성그룹 임원들이 강력하게 총수일가의 개입을 부인한 점도 반영됐다.

이른바 ‘꼬리자르기’를 통해 국정농단 사건 대법원 판결을 앞둔 이재용 부회장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한편 검찰은 당시 삼성그룹의 금로감독에 대해 ‘봐주기’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당시 고용노동부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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