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염지은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반도체에 이어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은 26일 이사회를 통해 미국 조지아 주 잭슨 카운티 커머스시(Commerce, Jackson County, GA-US)에 9.8GWh/년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한 1조 1396억원 투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배터리 공장은 커머스 시 일대 약 34만평 부지에 내년 착공, 2022년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이번 공장건설 투자결정으로 SK이노베이션은 한국(서산), 중국(창저우), 유럽(헝가리), 미국에 이르는 글로벌 4각 생산 체계를 완성하게 됐다.

이번 투자는 폭스바겐 그룹과의 배터리 공급계약을 위한 선행투자인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그룹은 이달 유럽 내 전략적 파트너로 LG화학과 삼성SDI에 이어 SK이노베이션을 새로 선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부터 폭스바겐의 북미지역 배터리 공급을 맡는다. 미국과 유럽공장에서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남동부에 위치한 조지아 주는 록히드마틴 등 미국 내 굴지의 기업을 비롯해 인도 타타그룹, 한국의 기아차와 한화큐셀 등이 진출해 있는 제조업의 메카다. 특히 폭스바겐, BMW, 다임러, 볼보, 현대기아차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위치한 미국 남동부의 생산 거점과도 연계돼 성장성 측면에서도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미국 배터리 공장 건설 투자결정을 비롯, 향후 수주 증대에 따른 증설까지 포함해 2022년 연간 생산량 55GWh 규모의 생산설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는 현재 4.7GWh의 생산량의 10배가 넘는 규모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사장은 “SK이노베이션은 딥체인지 2.0에 기반, 배터리 사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주요 시장에 생산 거점 확보 및 수주 증대를 적극 추진해왔다”며 “글로벌 자동차 최대 격전지에서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둬 제2의 반도체로 평가받는 배터리사업에서 글로벌 탑 플레이어(Top Player)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전기차 배터리 세계시장 점유율 1%를 2025년 30%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현재 수주 잔량은 300GWh, 수주잔액은 40조원에 달하며 국내 1위 LG화학(수주잔액 70조~80조원)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포스트 반도체로 ‘전기차 배터리’를 낙점,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화학과 전기차 배터리부문 등에 2020년까지 모두 1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