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최인훈 작가./사진=문학과지성

[포쓰저널=주수정 기자] 소설 '광장' 등으로 유명한 소설가 최인훈 작가가 23일 오전 10시 46분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4개월 전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투병해왔다.

최인훈 작가의 작품 세계는 1960년 4.19혁명과 깊히 연관돼있다. 1959년 군 복무 중 쓴 단편소설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와 '라울전'을 '자유문학'에 발표하며 등단한 최 작가는 4.19혁명 7개월 뒤인 1960년 11월 '새벽'지에 중편소설 '광장'을 발표했다. 

'광장'은  발표 직후부터 문단 안팎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전후 한국문학의 지평을 새롭게 연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되며 지금까지도 널리 읽히고 있다. '광장'은 현재까지 통쇄 204쇄를 찍었다.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 최다 수록 작품 기록도 보유한다.

최 작가는 '광장' 이후에도 이데올로기로 분단된 조국의 현실을 문학적으로 치열하게 성찰했다. 문학평론가 김현은 "뿌리 뽑힌 인간이라는 주제를 보편적 인간 조건으로 확대시킨 전후 최대의 작가"라고 평했다.

주요 작품으로 '회색인' '서유기'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태풍' '크리스마스 캐럴/가면고' '하늘의 다리/두만강' '우상의 집' '총독의 소리' '화두' 등의 소설과 희곡집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산문집 '유토피아의 꿈' '문학과 이데올로기' '길에 관한 명상' 등이 있다.  최 작가의 마지막 발표작은 2003년 단편 '바다의 편지'다.

동인문학상(1966), 한국연극영화예술상 희곡상(1977), 중앙문화대상 예술 부문 장려상(1978), 서울극평가그룹상(1979), 이산문학상(1994), 제1회 박경리문학상(2011) 등을 수상했다. 

최 작가의 작품은 외국에도 다수 소개됐다, '광장'이 영어·일본어 · 프랑스어 · 독일어 · 러시아어 · 중국어 등으로, '회색인'이 영어로, '옛날옛적에 훠어이 훠이'가 영어와 러시아어 등으로 번역· 간행됐다. 

일제강점기인 1936년  함북 회령에서 태어난 최 작가는 고등학교 재학 중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월남했다. 
1952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해 6학기를 마쳤으나 전후 분단 현실에서 법학 공부에 회의를 느켜 1956년 중퇴했다. 서울대는 지난해 2월 최 작가에게 명예 졸업장을 수여했다. 

1977년부터 2001년 5월까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며 작품 집필과 후진 양성에 매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원영희 여사와 아들 윤구, 윤경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장례는 '문학인장'으로 치러지며, 위원장은 문학과지성사 공동창립자이자 원로 문학평론가인 김병익씨가 맡았다.

영결식은 25일 오전 0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내 강당에서 열린다. 장지는 '자하연 일산'(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지영동 45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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