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전 김경수 경남지사가 서울 서초구 드루킹 특별검사 사무실 앞 포트라인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그의 발 아래에 지지자들이 던진 장미송이들이 깔려있다./kbs 캡처

[포쓰저널=강민혁 기자] 6일 김경수 경남지사가 소환되면서 허익범 특별검사의 '드루킹' 수사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거칠어 지고 있다.

김 지사는 특검에 출두하면서 "정치특검이 아니라 진실특검이 되길 바란다"고 했지만, 여야는 특검이 김 지사 혐의에 어떤 결론을 내리든 자신들의 지향과 다르면 승복하지 않을 태세다.  

더불어민주당은 특검 수사가 '망신주기'라고 비난하며 김 지사의 결백을 옹호하는 데 입을 모았다.

야당들은 여당의 특검흠집내기가 도를 지나치다며 청와대 핵심인사들에 대한 수사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을 제외한 야당들은 25일 종료되는 허익법 특검의 수사 기간연장을 일제히 강조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김 지사 출두 직후 “경찰의 부실수사로 많은 증거가 인멸되고 특검도 이제야 김 지사를 소환했다”며 “청와대 핵심인사들의 드루킹 일당들과 공모 및 불법행위 수사도 본격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는 25일 종료되는 특검 1차 수사기간도 남은 수사 과제를 감안할 때 부족하다"며 "특검은 특검기간을 연장해서 민주주의를 파괴한 드루킹 사건의 진실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특검 수사 흠집내기가 도를 넘고 있다. 특검을 압박하려는 듯 여론몰이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일제히 여론몰이를 하는 것은 특검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특검이 최선을 다해 수사한 뒤 기간이 부족해서 애로가 있다고 하면 특검이 자율적으로 기간을 연장해서라도 진실규명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당대표 후보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김경수 지사를) 출국금지 시키고 빨리 구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드루킹 특검법(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 상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승인만 있으면 가능하다.

특검법은 "특검의 수사기간을 60일로 하되 이 기간 이내에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대통령에게 그 사유를 보고하고,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1회에 한정하여 수사기간을 30일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 여당은 허익범 특검팀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면서 김 지사의 결백을 믿는다고 입을 모았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특검의 교묘한 언론플레이와 망신주기로 확인되지 않은 피의사실 공표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추 대표는 “특검의 부적절한 행태는 고 노회찬 의원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드루킹이 진술을 번복하면서 국민과 특검을 우롱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야당은 특검의 문제점을 직시하지 못하고 수사기간 연장으로 정치공세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애당초 드루킹 사건은 사익을 위해 권력 주변을 기웃거린 정치 브로커의 일탈”이라며 “특검 사안이 아니었다”고도 했다. 

같은 당 홍영표 원내대표도 “이번 사건은 정치 공세로 특검을 하게 된 것이다"며 "특검이 드루킹 진술이나 사실과 다른 정보를 일부러 언론에 흘리고 정치적 공방을 부풀리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감출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오늘 조사로 김경수 지사의 결백이 분명해질 것이라 확신한다”고도 했다.

민주당 당권 경쟁자들도 김 지사를 응원하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경쟁적으로 올렸다.

송영길 당 대표 후보는 페이스북에 “진실을 규명하는 특검이 되기 위해서 드루킹의 거짓진술에 휘둘려 삼인성호의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며 "짜맞추기식 수사, 보여주기식 수사는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일뿐이다. 존재하지 않는 호랑이를 만들어내는 정치특검의 오점을 남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썼다.

박광온 최고위원 후보도 “김경수 지사, 마음 아프고 초조하게 기다린 우리가 미안할 정도로 김경수답게 웃으면서, 당당하게 잘 어갔습니다”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진실과 함께 하는 사람은 두려움이 없습니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한편 김경수 지사는 이날 오전 9시 25분쯤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 허익범 특검 사무실에 출두했다. 

허익범 특검이 수사를 개시한 지 40일만이다. 김 지사에 대한 조사는 이날 밤 늦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김 지사는 포토라인에서 "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누구보다 먼저 특검 도입을 주장했었다"며 "특검 보다 더한 조사라도 당당히 응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고 했다. 

이어 "특검보다 더한 수사에도 임하겠다. 특검이 사건의 진실 밝혀줄 것으로 기대한다" 며 "정치적 공방이나 갈등을 확산시키는 정치 특검이 아닌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진실 특검이 되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댓글 조작 공모와 인사청탁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강력 부인했다.  

'킹크랩 시연회를 단 한번도 본적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김 지사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지방선거에서 (드루킹에) 도움을 요청했느냐'는 질문에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특검팀 안팎에서는 김 지사에 대한 조사 뒤 특검이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수사기간이 얼만 남지 않은데다, 김 지사가 종전 입장대로 혐의 전부를 부인하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검 출두 전 김 지사는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을 비롯해 허치림·오영중·문상식·김형일 등 5명의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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